OUR PATH TO
A POSITIVE WORLD

긍정적인 세상을 향하여

Philosopher / Economist / Futurologist Jacques Attali Fast Retailing Co., Ltd. Chairman and President Tadashi Yanai

글: 마츠이에 마사시 사진: 오타 긴야

긍정적인 세상을 향하여

코로나19 이후,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맞이하게 될 세상

10년 전 저서에서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예측하고 이를 경고했던 사상가이자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최근 발표한 책에서 인류가 직면한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한 처방책으로
‘생명경제’와 ‘이타주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에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앞으로의 옷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파리와 도쿄를 연결하여 2시간 동안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생명경제’와 ‘긍정적 사회’

아탈리 야나이 회장님과는 두 번째 만남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야나이 저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일단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환경파괴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 이 순간 인류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가’를 자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아탈리 말씀하신 대로 환경 문제도 중요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자세 또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단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와 민주주의의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의 정치가 사람들의 도덕적 수준을 낮추고 있지 않는지,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타당한지, 비주류 공동체에 대한 대응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생태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 및 정치적인 측면까지 제대로 기능하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그러한 사회가 다음 세대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 저는 그러한 사회를 ‘긍정적 사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야나이 얼마 전에 출간된 「생명경제로의 전환」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서는 ‘생명경제’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건강과 교육, 위생, 식량, 농업, 클린에너지 등의 분야가 다음 세대와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면 될까요?
아탈리 그렇습니다. ‘생명경제’를 중시하는 사회는 다음 세대를 소중하게 여기는 ‘긍정적 사회’입니다. 그러므로 옷이 ‘생명경제’에 포함되려면 지속가능한 소재를 활용해 오래 입을 수 있으며 건강과 위생까지 고려한 옷이어야 합니다. 금방 버리게 되는 옷은 다음 세대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자연과 인간을 존중하는 옷이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야나이 코로나19 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면서 옷에 대한 요구도 분명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옷을 입었을 때 보다 쾌적하고, 건강에도 좋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옷이란 어떤 옷일까요? 소재와 제조 과정은 지속가능해야 하며, 보다 나은 자연 환경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도록 작은 일부라도 도움이 되는 옷이 한층 더 중요해지겠죠.
아탈리 다음 세대의 이익이 된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상과 미래의 인류는 바로 우리로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모든 부분에서 ‘나의 행동이 생명경제의 일부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야나이 코로나19 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야말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세상과 연대하고, 산업의 본질을 바꾸고, 옷도 바꿔가야 하겠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및 사회적 분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아탈리 기후변화 및 코로나19, 세계 각지의 분쟁 모두 심각한 리스크이며 먹구름처럼 상공을 떠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 경기를 하듯이, 상대의 전력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이해한 후에 시합에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나라라면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이해와 존중을 표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겠죠. 그러면 섣부르게 적대감을 가지는 대신 관계 복원을 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The Economy of Life” and a “Positive Society”

이 대담은 2020년 10월
14일과 20일, 2회에 걸쳐
아탈리 박사의 사무실과
패스트리테일링 아리아케
본사를 온라인으로 연결
하여 진행했습니다.

이타주의를 문제해결의 원동력으로

야나이 내 나라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혹은 나와 주변밖에 보지 않는 편향적 사고 방식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경향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분쟁이나 충돌로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종과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장벽을 세우고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대적 관점을 가지지 않으면 자국의 문화만을 중시하는 편협한 세계관에 빠지게 됩니다. 편협한 세계관은 긍정적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팬데믹이 발생하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연대가 필요한 긴급 상황인데도 연대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역사적 시각에서 상황을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는 과거가 축적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과거에 대해 무지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면, 현재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탈리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인류의 분쟁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예측했지만 막을 수가 없었죠. 이러한 분쟁을 막기 위해 설립된 국제연합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종전 후에 만들어졌습니다. 위기 상황을 겪고 이에 따른 파멸을 경험해야만 인류가 깨달음을 얻는다는 시각은 너무 비관적입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파멸을 막을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내는 것이 합리적이며 그것이야말로 지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믿고, 세상을 보다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긍정적 사회의 근본적인 사고방식이자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와 자연의 분쟁이라고 할 수 있는 환경문제나 문화적 차이로 인한 충돌도 마찬가지입니다. 긍정적 사회의 근간이 되는 이타주의야말로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의 시작점이자 원동력입니다.
야나이 일본에서는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서 거대한 장벽을 만나게 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선택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나 행정기관이라는 생각이 오래 전부터 일본인의 사고방식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당연히 ‘윗사람’이 판단하고 해결한다는 거죠. 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의지와 기업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겁니다. 국가나 행정기관의 판단과 지시를 기다리다 보면 너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국경을 초월하는 판단과 행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에서 시작하는 편이 빠르고 보다 확실하게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탈리 스스로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힘과 입지를 갖춘 기업이 긍정적 사회의 리더가 되어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입니다. 이러한 기업이 바로 긍정적 회사인 거죠. 지금부터는 기업 중심의 이타주의를 바탕으로 기업활동을 통해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이 이러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이타주의를 채택한 긍정적 회사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주주는 해당 회사가 긍정적 회사인지 아닌지를 확인합니다. 투자자는 긍정적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을 선택합니다. 기업에 융자를 제공하는 은행은 이타주의적 회사에 융자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흐름이 점차 사회 곳곳으로 확대되며 주위에 미치는 영향도 커져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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