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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NATURE MEETS
EVERYDAY LIFE

말과의 아름답고 긴 여정

장제사 마현석
마필관리사 강동학, 장연재
수의사 김다정

말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그들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말과의 아름답고 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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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제품
발굽을 깎아 아름다움을 빚는 일
장제사 마현석

“ 저는 본래 아름다움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말 자체도 그렇지만 특히 말발굽의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요. 도자기를 빚듯이 발굽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

장제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요?

장제사를 한자로 풀이하면, 꾸밀 장(裝), 굽 제(蹄), 스승 사(師), 즉 말발굽을 관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말발굽은 사람의 손톱처럼 계속 자라기 때문에, 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정기적으로 깎아주고, 그 자리에 U자형 쇠붙이인 편자를 박아줘야 해요. 말도 사람처럼 발을 보호해 줄 신발이 필요하거든요. 쉽게 말해, 편자가 곧 말의 신발인 셈이죠. 보통 말발굽은 4주에서 6주 간격으로 장제사의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

희귀하고 전문적인 직업인데, 제주에서 장제사로 일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현재 한국에는 90여 명의 장제사만 있을 만큼 희귀한 직업이에요. 한국마사회에서 매년 장제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고, 장흥에 있는 한국말산업고등학교에서 장제 이론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도제식으로 기술을 익힙니다. 저는 군복무를 마친 뒤 진로를 고민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장제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동물을 사랑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국내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해, 미국의 버틀러 프로페셔널 페리어 스쿨(Butler Professional Farrier School)에 입학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어요. 이후 부산, 대구, 서울 등 여러 지역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요. 제주도에 정착한 지도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

제주에서의 장제사 업무는 내륙과 무엇이 다른가요?

내륙에서 일할 때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느라 하루에 몇 시간씩 도로 위에서 보내는 일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천안에서 일한 뒤 화성의 승마장에 들렀다가 다시 서울로 이동하는 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여가를 누릴 틈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주에 와서는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졌어요. 보통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4시면 마무리되고, 대개 1시간 이내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덕분에 훨씬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주로의 이주는 제게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어요.

여유 시간은 주로 무얼 하며 보내시나요?

7살, 11살인 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반려견과 산책하거나, 오름이나 바다를 찾아 떠나곤 합니다. 특히 김녕 해수욕장은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정말 아름다워 자주 방문해요. 말들이 방목된 목가적인 풍경이 근사한 용눈이오름도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장제사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본래 ‘아름다움’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말 자체도 그렇지만 특히 말발굽의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요. 작업 후 발굽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을 때, 그 미적인 완성도 자체가 저의 실력을 증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작업 후 발굽이 아름답다면 제가 잘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부족함이 있는 것이죠. 도자기를 빚듯이 발굽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옷을 정말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점은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감각과도 연관이 깊은 것 같아요

맞아요! 저에게 패션은 자아를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식이죠. 특히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편안함과 세련됨이 잘 어우러져 즐겨 입습니다. 예전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며 새로운 룩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하지만 제주로 이주한 뒤에는 날씨와 환경의 영향으로 좀 더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되 그 안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유니클로 옷을 자주 입으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유니클로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원단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라서 자주 찾아요. 온 가족이 유니클로 매장에 가서 각자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도 재미있고,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죠. 특히 ‘엔지니어드 가먼츠’와의 협업 제품 중 피시테일 파카를 즐겨 입어요.

말과의 아름답고 긴 여정
말의 생애를 함께하는 사람들
마필관리사 강동학, 장연재

“ 말의 생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애틋함과 보람을 느낍니다. “

‘마필관리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강동학 마필관리사는 항상 말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각종 일정에서부터 시설 관리까지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합니다. 보통 말을 돌보는 일은 팀 단위로 이루어지는데요. 그 팀을 구성하고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게 마필관리사의 일입니다. 저희가 일하고 있는 꿈드림 목장은 마필관리사, 수의사, 장제사로 구성된 팀이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말이 아프거나 번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의사가 방문하고, 말의 발굽 관리는 장제사가 맡습니다. 관리하는 말의 종류나 목적에 따라 팀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보통 경마장에서는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조교사와 기수가 따로 존재하죠.

조금은 생소한 직업인데요.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강동학 꿈드림 목장에서 일한 지는 5년 정도 되었지만, 말과 관련된 일은 지난 21년간 꾸준히 해왔습니다. 말을 수입하는 외국 에이전시에서 일하기도 했고, 종마 핸들링 등 말을 타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업무를 경험했어요. 말 산업에 종사하던 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점차 이 일에 정이 들었죠. 성인이 팔을 위로 뻗었을 때와 맞먹는 높이의 큰 말도 있어서, 일을 시작하고 처음 6개월 동안은 옆에 다가가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갓 태어난 망아지가 자라 성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점점 말과 친숙해질 수 있었죠.

장연재 말을 좋아해, 대학 진학 시기에 자연스럽게 한라대학교 마산업자원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그 후 수년째 말과 더불어 살아왔고, 지금도 매일 아침 7시 반에서 오후 4시 반까지는 말을 돌보는 것이 제 업무이다 보니 항상 일상을 함께해요.

국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제주가 말에게 특히 좋은 환경인가요?

강동학 내륙 지역은 겨울이면 땅이 얼어 매우 딱딱해집니다. 이런 땅에서 계속 뛰어야 하는 말들은 굽이나 무릎, 관절에 무리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반면 제주는 겨울철에도 땅이 잘 얼지 않고 밤사이 얼어도 아침이면 금방 녹아 질퍽해집니다. 이 질퍽한 땅이 오히려 말의 관절에는 더 좋은 환경이죠. 게다가 제주는 풀이 빨리 자라 먹이를 얻기에도 수월하고 기후도 온화해요. 여러모로 말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어떤 말들을 관리하고 계신가요?

강동학 말의 경마장 입사는 생후 만 24개월이 지나야 가능한데요. 저희는 앞으로 경주마로 활약할 말들을 주로 번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목장에는 약 55마리의 말이 있고, 이 중 10마리 정도는 올해 경마장에 입사할 예정이에요. 또 경주마로 활동하다가 퇴역한 말들도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동학 저희가 직접 기른 새끼가 훌륭한 경주마로 성장해 경마장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 정말 뿌듯합니다. 특히 암컷의 경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번식마로 목장에 돌아오기도 해요. 결국 저희 목장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다는 의미죠. 그처럼 말의 생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애틋함과 보람을 느낍니다.

장연재 작년에 퇴역 후 목장으로 돌아온 ‘오라스타’가 그런 경우인데요, 현재 임신 중이고 4월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4~5년 동안 경마장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오라스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말과의 아름답고 긴 여정
말과의 운명적 만남
수의사 김다정

“ 말은 한 번 매료되면 쉽게 헤어 나오기 어려운, 정말 특별한 동물이에요. “

수의사 가운데 말 수의사는 따로 분류되나요?

수의사는 일반적으로 대동물 수의사와 소동물 수의사로 나뉩니다. 말 수의사는 소, 돼지, 양, 염소 같은 대형 가축의 건강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대동물 수의사에 속해요. 특히 제주에는 말이 많아, 대동물 수의사 중에서도 말을 전문으로 돌보는 말 수의사가 활동하기에 좋은 지역입니다.

말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승마를 시작하면서 말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이를 계기로 고등학교도 말과 관련된 특성화 학교로 진학했어요. 처음에는 말 트레이너로 일하고 싶었지만, 보다 현실적인 이유로 수의사의 길을 택했습니다. 일단 수의사로서 여러 경험을 쌓은 뒤 다시 고민해 보자는 생각이었죠. 의대에서 6년간 다양한 동물을 접하며 실습을 해봤지만, 결국은 말과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말이라는 존재가 제게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습니다.

말과의 첫 만남도 특별했나요?

어릴 적 가족 여행으로 중국에 갔다가 처음 말과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단순한 승마 체험의 차원을 넘어, 넓게 펼쳐진 고원에서 말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죠. 승마를 시작하자 말이 알아서 한 바퀴를 돌아 뛰어줬는데, 그 순간 말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이후 자연스럽게 승마에 관한 관심이 생겼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인근 승마장 광고지를 보고 본격적으로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한번 매료되면 쉽게 헤어 나오기 어려운, 정말 특별한 동물이에요.

말의 어떤 점에 가장 매력을 느끼시나요?

우선, 말의 눈망울에서 큰 매력을 느껴요. 말은 자칫하면 사람을 쉽게 밀쳐낼 수 있을 만큼 힘이 센 동물이지만, 신뢰가 쌓였을 때 깊고 맑은 눈으로 사람을 따르고 교감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죠. 마치 ‘큰 강아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말은 지능이 높고 감각도 예민해서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개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떤 행동에 확실한 반응이 돌아올 때면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제주로 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원래는 대학 졸업 후 부산의 경마장에서 일할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인력 감축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았고, 마침 그 시기가 말의 번식 시즌이기도 했죠. 말은 봄부터 여름 사이에 번식을 활발히 하는 장일성 동물이라, 이 시기에 말 전문 수의사가 가장 바빠요. 처음에는 ‘바쁜 시즌을 한번 경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제주에 2개월만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어느덧 6년 차가 되어 있더라고요. 승마도, 바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제주도는 지금의 제 삶에 딱 맞는 환경이에요.

다양한 레저를 즐기려면 옷차림도 중요하실 텐데요, 유니클로에서 즐겨 입는 아이템이 있다면요?

촬영할 때 입었던 피케 셔츠는 실제로 진료를 보거나 승마할 때 자주 입는 아이템이에요. 보송보송하고 쾌적한 데다, 소재가 부드러워 착용감이 정말 좋거든요. 깔끔한 네크라인 덕분에 박시하게 입어도 비즈니스 캐주얼 분위기가 나서 일할 때도 즐겨 입고요. 제주에서 옷을 입을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아무래도 변화무쌍한 날씨예요. 기온은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이 자주 불어서 체감 온도가 실제 온도와 많이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옷을 여러 겹 껴입는 편이에요. 이때 이너로는 히트텍, 아우터로는 윈드블럭이 필수죠. 하루에도 날씨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특히 환절기에는 입고 벗기 쉬운 옷이 실용적이에요.

말과의 아름답고 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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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서의 삶

해양과학자 이승현

해양과학자 이승현은 바다 속에서 생명을 관찰하며 그 신비로움을 세상에 전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 저는 ‘오늘 달이 동그랗네’ 싶을 때는 차를 몰고 나가 해안 드라이브를 즐깁니다. “

제주에 내려와 연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물고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냇가에서 물고기를 관찰하거나 관련 서적을 읽는 일이 유년 시절의 큰 기쁨이었죠. 20대 때는 서울에 살면서도 한강에서 낚시를 즐겼고요.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문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해양 연구원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겼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현재는 직접 바닷속으로 다이빙해 어류를 관찰하고 조사하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 바다에서의 삶

주로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현재 우리나라 바다에는 1,400종이 넘는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수는 매년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이어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류인 쿠로시오 해류의 지류를 타고 다양한 어류의 알이 제주도로 유입되는데요. 이 해류에서 파생된 지류가 제주도 남쪽, 서귀포 근해를 통과합니다. 보통 여름에 도착한 알은 부화하더라도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를 ‘사멸회유어’라고 부르죠.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는 종들도 새롭게 관찰되고 있어요. 저는 이러한 미기록종들의 이동 경로를 조사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피쉬본(Fishbone)’을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전시도 열고 계신다고요. ‘피쉬본’이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조기 어획 시 그물에 걸리는 물고기 중 약 20%는 조기 외의 다양한 어류입니다. 수심 100m가 넘는 해저에 그물을 설치하다 보니 낚시나 다이빙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학술적으로 가치 있는 어종들이 잡히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모두 항구에 버려져요. 양식장에서도 사료 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작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폐기되고요. ‘피쉬본’은 이렇게 어업 특성상 폐기되는 물고기들을 채집해 ‘골격 염색 표본’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일본의 경우 초등학교 생물 과목에서 어류의 형태와 구조를 배우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교육 자료가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피쉬본 프로젝트를 통해 도감을 제작하거나, 표본을 박물관에 기증하는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가장 좋아하는 계절의 제주 바다는 언제인가요?

가을이요. 바다는 지상과 달리 여름이 아닌, 10월 무렵이 되어야 비로소 따뜻해집니다. 넓은 면적 때문에 수온이 천천히 올라가기 때문이죠. 가을이 되면 저는 서귀포 섶섬으로 향해요. 10월에 섶섬 바다에 들어가면 100종이 넘는 어류를 만날 수 있어요. 늘 다이빙하는 약 50m 범위의 특정 구역이 있는데, 그곳에서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수중 촬영 장비로 물고기들을 관찰합니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당신만의 방식이 있다면요?

서해안만큼은 아니지만 제주도 조석 간만의 차가 상당히 커요. ‘물때’ 앱을 활용해 간조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바다로 나가면 하얗고 드넓은 모래사장이 드러난, 제주 바다의 새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다양한 해양 생물도 관찰할 수 있고요. 특히 음력 15일 전후,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데요. 그래서 저는 ‘오늘 달이 동그랗네’ 싶을 때는 차를 몰고 나가 해안 드라이브를 즐깁니다.

바다에서는 어떤 옷차림을 해야 할까요?

바다에 나갈 때는 편안하고 기능적인 옷차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고, 기온 변화에도 잘 대응하면서 최대한 오래 머물며 연구를 할 수 있으니까요. 햇볕이 강할 때는 자외선 차단을 위해 긴 소매의 얇은 셔츠를 착용하기도 하고, 쌀쌀할 때는 방풍 기능이 있는 아우터를 걸치기도 합니다. 시시각각 바다 날씨가 변화하니 몇 가지 아이템을 상비하는 게 좋죠. 유니클로에는 다양한 기능성 웨어가 있어서 큰 도움이 돼요. 에어리즘과 히트텍은 필수고요,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UV 프로텍션 파카도 구비하려고 해요. 휴대 가능한 경량 파카라 부담이 없죠.

제주 바다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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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즘: 스타일과 쾌적함의 만남

한가로운 제주 해변의 의자 위에 걸쳐진 유니클로 에어리즘 티셔츠를 떠올려 보세요. 살랑이는 바람과 바다의 속삭임을 그대로 머금은 듯한 그 가벼움과 쾌적함을요. 유니클로 에어리즘은 제주의 자연 속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해양과학자 이승현, 목장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 강동학·장연재, 장제사 마현석, 수의사 김다정. 그들이 선택한 일상의 옷, 바로 유니클로 에어리즘입니다.

제주에서 해양 연구를 진행하는 이승현은 편안하고 기능적인 옷차림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바다에서 연구하는 날에는 뛰어난 통기성과 쾌적함이 필수예요.” 그는 에어리즘의 다양한 아이템으로 중무장한 채 바다에 나갑니다. 에어리즘 코튼 오버사이즈 크루 넥 티셔츠를 입어 어떤 상황에서든 쾌적함을 유지합니다. “겉은 면처럼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내부는 에어리즘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땀이 흘러도 금세 보송함을 느낄 수 있어요. ” 꿈드림 목장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 강동학·장연재, 장제사 마현석, 수의사 김다정은 야외에서 말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이들에게도 에어리즘은 가장 믿음직한 아이템입니다. 강동학은 “에어리즘 티셔츠 특유의 매끄럽고 시원한 촉감 덕분에 기분이 상쾌해져요. 땀도 빠르게 말라서, 일할 때 정말 좋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장제사 마현석은 에어리즘 코튼 오버사이즈 크루 넥 티셔츠의 적당한 두께감과 은은한 광택이 실루엣을 흐트러지지 않게 해준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던한 컬러와 우아한 터치가 돋보여요.” 에어리즘 티셔츠는 키즈 라인으로도 출시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촉감과 드라이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네크라인의 시접부분에는 테이프를 더해 자극을 줄였습니다. 또한 편안한 실루엣으로 설계되어 아이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어리즘은 이너웨어, 홈웨어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강동학은 “에어리즘 울트라 심리스 박서 브리프는 최고의 이너웨어예요. 야외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이너웨어가 불편하면 하루 종일 거슬리는데, 이건 전혀 그런 게 없어요. 땀도 금방 마르고요.”라고 말합니다.

수의사 김다정은 에어리즘 코튼 피케 폴로 셔츠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꼽았습니다. “남성용이지만 진료나 승마할 때 즐겨 입어요. 보송하고 쾌적하면서도 소재가 부드러워서 착용감이 정말 좋거든요. 무엇보다 깔끔한 칼라 덕분에 박시하게 입어도 비즈니스 캐주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일할 때 즐겨 입어요.” 마현석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아름다운 피케 셔츠를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제품이에요! 저는 화이트, 블랙 같은 스탠다드 컬러뿐 아니라 채도가 살짝 빠진 블루, 옐로우, 핑크 같은 밝은 색상의 피케 셔츠도 좋아해요. 클래식한 아이템인 만큼, 색상에 조금만 변화를 주어도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거든요.”

제주의 리듬을 담은 건축

건축가 김지희

제주의 자연과 도시적 맥락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김지희 건축가의 비전은 현대적인 삶의 방식을 자연과 조화롭게 연결하는 것입니다.

“ 공동체 문화가 강한 제주에서는 건축물이 주변 풍경에 얼마나 조화롭게 스며드는지가 더 중요해요. 건축물은 개인의 소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을의 일부이기도 하니까, 그 접점을 잘 찾아야 하죠. “

제주의 리듬을 담은 건축

제주를 기반으로 ‘건축사사무소 오’를 운영하고 계시지요. 원래 제주 출신이신가요?

서울에서 건축·도시환경 디자인 업무를 하다가 제주로 오게 되었어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일상적인 집을 짓고 싶다’라는 꿈이 있었고, 주택 문화가 잘 남아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제주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느꼈죠. 이곳에 온 지도 이제 10년쯤 되었네요. 제주는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는 곳처럼 느껴졌어요. 치열하게 달려야 했던 서울의 빠른 속도와 그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제주의 리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제게는 가장 큰 도전이었고요. 요즘은 제주의 근대 건축을 기록하며 건축의 역사적 가치를 배우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건축을 실현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주택을 짓는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일상을 디자인하는 일인데요. 제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도시와 무엇이 다른가요?

제주에서 집을 짓는 분들은 제주의 풍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마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법을 고려하죠. 그래서 제주에서 건축을 할 때는 외부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돼요. 획일화된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중심의 주거 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덕분에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다양한 주거 방식에 대해 열린 관점을 갖고 있죠. 이를 바탕으로 거주자의 삶의 리듬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건축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참 변덕스럽네요. 제주의 기후가 건축에 영향을 많이 줄 것 같아요.

맞아요. 기후 조건은 건물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죠. 특히 제주처럼 바람이 센 지역에서는 바람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요.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유지 관리 측면까지 세심하게 계획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고요. 건물의 배치부터 내부 동선을 따라 공기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고, 염분을 머금은 해풍과 한라산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기후 패턴도 면밀히 고려해야 하죠. 흥미로운 건, 마을 단위마다 그 풍토가 조금씩 다르다는 거예요.

제주의 리듬을 담은 건축

제주의 기후가 건축 자재나 소재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소재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에 앞서 건축적 맥락이나 관계적 관점을 먼저 바라보려 해요. 기후나 풍토뿐 아니라 마을과 건축물의 관계, 지속 가능성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민한 뒤에 그에 맞는 소재를 선택하는 식이죠. 지역의 공동체적 질서와 관계의 균형을 고려하는 접근이랄까요? 서울에서는 독창적인 건축물 자체가 중요할 수 있지만, 공동체 문화가 강한 제주에서는 건축물이 주변 풍경에 얼마나 조화롭게 스며드는지가 더 중요해요. 건축물은 개인의 소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을의 일부이기도 하니까, 그 접점을 잘 찾아야 하죠. 거주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지역의 정서와 어우러지는 건축을 추구해요.

외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요?

애월읍 신엄리 근처 바닷가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디자인한 카페 ‘앙데팡당(Independant)’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제주 근대 건축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작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주의 우수건축자산 중 하나인 ‘소라의 성’과 ‘제주책방’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주의 특색 있는 건축 자산을 발굴하고 확장하며, 지역의 건축적 흐름을 연결하는 일에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기존 건축물의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그 가치를 보전하는 방식 또한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주의 리듬을 담은 건축
  • 제주의 리듬을 담은 건축
  • 제주의 리듬을 담은 건축

달리며 만나는 제주

러너 이규호, 이종해, 장재영, 정은희, 한누리, 하연지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러닝의 매력을 전하는 러닝 크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탁 트인 해안도로부터 평화로운 숲길까지, 이들은 제주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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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제품

제주러닝크루(JejuRC)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규호 군 복무를 마친 뒤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했고, 제주도가 호주와 가장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에 반해 이곳에 취업하면서 아예 이주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제주에 온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이주 초기에는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경치도 즐길 겸 혼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친구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6년 전 러닝 크루를 결성했어요.

현재 크루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이규호 정회원은 약 70명 정도이고, 외부에서 방문하는 게스트들이 함께할 땐 최대 150명까지 참여하기도 합니다.

보통 어떤 경로로 달리시나요?

이규호 제주시 근처에서 주로 달립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제주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달리기는 조금 어려워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에 모여 함께 달립니다. ‘번개 러닝’이라고 해서, 요일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거의 매일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주말이나 특별한 날엔 해변이나 산으로 가기도 해요.

제주러닝크루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한누리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까지 제주에서 생활했어요. 발레를 전공하러 서울로 갔고, 잠시 무용단 생활을 한 후 5년 전 제주로 돌아왔죠. 이곳에서 스포츠 의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한때 무용을 했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운동을 거의 못하고 지냈어요. 체력이 점점 떨어져서 이를 보강하기 위해 러닝 크루를 찾게 됐고요. 유년 시절에는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요즘 러닝을 하면서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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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러닝 루트를 소개해 주세요.

이종해 애월이나 함덕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파도 소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호흡이 정리 됩니다.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달리는 그 감각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는 경험입니다.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는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와 매번 새로운 기분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한누리 저는 바다보다 숲을 더 좋아해서 ‘장생의 숲길’을 추천해요. 절물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삼나무 숲길인데,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 형성되어 있어요. 빽빽하게 우거진 삼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흙길은 총 길이만 11km가 넘고, 끝까지 오르는 데 3시간 이상 걸려요. 상쾌한 숲속 공기를 들이마시며 달리면 과장을 좀 보태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 들어요.

이규호 개인적으로 한라산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장거리 트레일 러닝 선수로 활동해서, 평지보다 산을 자주 달리거든요. 저 같은 러너들에게 한라산은 매우 특별한 장소라고 할 수 있죠.

한라산에서 러닝이라니, 정말 힘들 것 같은데요!

이규호 달리기와 하이킹을 결합한 운동을 트레일 러닝이라고 하는데요. 실력이 아주 뛰어난 상위 10% 선수를 제외하면, 사실 대부분의 러너는 오르막길을 걸어서 올라가요. 그래서 많은 러너들이 트레일 러닝에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부담스러운 코스는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오르막길은 천천히 걷고, 내리막길이나 평지에서는 자유롭게 뛰도록 조언합니다. 속도를 내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자연 속에서 그 경험 자체를 즐기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의 독특한 지형과 생태계를 즐기기에 트레일 러닝만큼 적합한 운동도 없다고 생각해요.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험준한 산과 달리, 한라산은 비교적 완만해서 입문자에게도 좋으니 꼭 한번 도전해 보세요!

러닝할 때 옷차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요?

한누리 도심이 아닌 자연 속을 달릴 땐 지면이 울퉁불퉁하고 흙도 많이 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두운 색상의 운동화를 추천해요. 그리고 저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숲이나 산을 달리다가 뱀을 맞닥뜨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장재영 이번 촬영을 계기로 유니클로의 기능성 웨어를 처음 입어봤는데, 사실 러닝 전문 브랜드가 아니어서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착용해 보니 정말 편하고 착용감도 좋아서 놀랐어요. 장거리 마라톤 대회나 속도가 중요한 레이스가 아니라면, 가벼운 러닝과 일상복 모두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하연지 저는 특히 날씨에 따라 옷차림을 조절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더운 날엔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추운 날엔 보온성이 높은 옷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편안한 착용감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옷을 선호하고, 웬만하면 제가 좋아하는 색상의 옷과 신발을 착용하려고 하죠. 그래야 힘들 때도 힘이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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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PROTECTION

UV PROTECTION

입기만 해도 자외선 차단 UV 프로텍션

제주 해변을 달리는 순간, 유니클로의 에어리즘 UV 프로텍션 아이템이 함께합니다. 제주러닝크루 대표 이규호는 말합니다. “제주는 자연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지만, 변화무쌍한 날씨와 강한 자외선 때문에 야외 활동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는 “유니클로의 UV 프로텍션 포켓터블 파카 덕분에 햇볕 아래에서도 안심하고 뛸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합니다. 또 다른 크루 멤버인 이종해도 같은 의견을 공유합니다. “이 파카를 입는 순간 바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마치 자외선 차단제를 온몸에 걸치는 기분이랄까요.” 한편 장재영은 파카의 가벼움과 휴대성을 강조합니다. “러닝 후 파우치에 넣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라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이나 출장길에 꼭 챙기는 아이템입니다.” 한편 한누리는 여성용 제품을 추천합니다.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리는 세련된 컬러로 구성되어 있어 색상별로 구비하고 싶어요.” 정은희는 “가벼운 물방울을 튕겨내는 원단 표면의 내구 발수 기능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해변에서 달리다 보면 물이 튀거나 예고 없이 날씨가 변할 때가 많거든요.“라고 설명하며, UV 프로텍션 포켓터블 파카의 실용성을 강조합니다.

한누리는 “파카 외에도 풀집 후디, 블루종, 재킷, 가디건 등 다양한 라인업이 있어 스타일링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라며 UV 프로텍션 라인의 다재다능함을 칭찬합니다. 하연지는 에어리즘 UV 프로텍션 메쉬 풀집 후디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며,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통기성 좋은 메쉬 원단 덕분에 운동하는 내내 상쾌해요. 자외선도 차단해 주니 더할 나위 없죠.”라고 전했습니다. 이 제품은 자외선을 분산시키는 ‘산화티타늄’ 성분을 포함한 실이 특수한 니트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기능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운동복은 디테일 싸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후디는 소매 끝에 엄지손가락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있어 손등까지 보호해 줘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건축가 김지희는 “건축 답사나 현장 감기를 할 때 UV 프로텍션 라인을 항상 챙깁니다. 외부에서 비즈니스 미팅이 있을 땐 너무 캐주얼하지 않은 UV 프로텍션 크루넥 가디건이 특히 좋습니다.”라고 전합니다. 그는 또한 “합리적인 가격에 세련된 디자인의 선글라스도 마음에 들어요.”라고 덧붙입니다. 유니클로의 모든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99%, 블루라이트는 25% 차단합니다. 단순한 코팅이 아닌, 렌즈에 혼합된 자외선 흡수제가 뒷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을 완전히 튕겨냅니다. 김지희는 “유니클로의 선글라스는 크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이 매우 고급스러워요. 특히 웰링턴 모델은 정말 멋스럽죠.”라고 말합니다.

제주 농부의 포레스트

농부 백인호

제주에서 농부의 길을 선택한 백인호. 그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경이로운 감각의 세계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 밭에서 일하다 보면 ‘당근 향이 이렇게 좋았던가?’하고 새삼 놀라게 돼요. 흙의 촉감도 신기하리만치 부드럽고 촉촉하고요. 그런 순간마다 내가 자연 안에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죠. “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다 농부가 되셨다고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출근길이 유난히 힘들게 느껴졌어요. 당시 망원동에 살고 있었는데, 9호선을 타고 봉은사역 근처 회사까지 가는 길이 갑자기 막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는 강한 갈망이 생겼어요.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형이 제주도에서 당근 농사를 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거든요. 며칠 함께 지내보니 그의 일상이 평온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제주 농부의 포레스트

현재 어떤 작물들을 재배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당근과 단호박만 재배했는데, 시즌 한정 작물만으로는 수익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주변 청년 농부들과 함께 조금씩 품종을 늘리기 시작했죠. 현재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당근, 감자, 자색무 같은 제철 농작물과 천혜향, 한라봉 같은 과일을 판매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마트팜에서 로메인, 깻잎, 그리고 유러피안 샐러드 채소 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외에 반려견을 위한 동결건조 간식도 함께 판매 중이고 장아찌 같은 가공식품도 준비하고 있어요. 특히 요즘에는 당근으로 만든 착즙 주스가 반응이 좋아요.

우리나라 당근의 약 70%가 제주산이라고 하던데요, 특히 구좌읍에서 생산한 당근의 맛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근 같은 뿌리채소는 기온이 낮아지면 풍미가 더욱 깊어져요. 추운 날씨 덕분에 잎과 줄기로 가던 영양분이 뿌리로 집중되고 당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신선하고 달콤한 맛을 내게 되는 거죠. 또한 뿌리채소인 당근은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구좌읍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흑색 화산회토가 많아서 배수성이 좋고 양분도 풍부해요. 이러한 환경은 당근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고, 이에 따라 유난히 달고 향이 짙은 당근이 만들어지는 거죠.

농부는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익 구조나 전문성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계신가요?

농사일을 직접 해보니 정말 어렵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하우스를 운영하는 대표님과 제주에 먼저 정착한 선배들에게 배우며 함께 힘쓰고 있죠. 기존의 방식을 넘어선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농사를 시작한 지 5년쯤 됐는데, 이전 회사에서의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 MD와 VMD, C/S 등 다른 파트의 업무들이 지금의 ‘그저제주’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제주에서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주도가 섬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자발적인 고립 속에서 오히려 여유를 느끼게 되고,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깊어지는 느낌이에요. 회사에 다닐 땐 매년 진급이나 연봉 인상을 통해 만족을 느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부의 인정을 통해 얻은 만족이었죠. 지금은 하루 일정과 직업적 비전을 제가 직접 조정하고 실행하는 삶이라, 자기 주도적인 측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워요. 현대 사회는 너무 많은 정보와 연결로 가득 차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고 느끼는데, 제주에서 살면서 그와 반대되는 가치를 경험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동네에 버거킹이 하나밖에 없는데, 버거를 먹을 때마다 그 맛을 더 깊이 음미하게 되더라고요. 인생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소중한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진 것 같아요.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아침에 일어나면 택배 작업부터 시작해요. 요즘은 미니 단호박을 재배하기 위한 ‘육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씨앗을 모판에 뿌려 모종을 만드는 시기입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육묘 후에는 작은 터널을 만들어 인큐베이팅을 해야 해요. 이후 액체 비료를 주며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여름이 다가오고, 이후 수확을 위해 밭을 갈아엎어야 하죠. 이렇게 계절의 순환에 맞춰 농사의 일과가 돌아가요. 당근은 이제 거의 수확을 마무리하는 단계예요.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수확량이 많이 줄었지만요. 이후의 일과는 다소 랜덤하게 이뤄지는데, 스스로 게을러지지 않도록 저만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반려견 하루키와의 산책도 하루 루틴 중 하나고요. 매주 목요일마다 제주시에서 러닝을 해서, 그 일정에 맞춰 미팅이나 장보기 같은 업무를 한꺼번에 몰아서 정리해요.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로군요!

맞아요. 그 삶이 주는 감각의 세계는 정말 놀라워요. 이전에는 마트에서 언제든 당근을 살 수 있으니, 당근이 1년 내내 나오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실제로 밭에서 일하다 보면 ‘당근 향이 이렇게 좋았던가?’ 하고 새삼 놀라게 돼요. 밭에서 자란 당근에서만 맡을 수 있는 생명의 향기죠. 흙의 촉감도 신기하리만치 부드럽고 촉촉하고요.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면 저 멀리 파란 바다가 펼쳐지는 광경이 보여요. 그런 순간마다 내가 자연 안에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죠.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에서는 어떤 옷을 즐겨 입나요?

오늘 촬영하면서 입었던 것 같은 편안한 옷들이요! 농사일을 할 때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아요. 평소에도 유니클로 옷을 자주 입는데, 특히 기본 아이템인 반팔 티셔츠는 다양한 라인을 갖추고 있어서 유용해요. 오프라인 쇼핑을 자주 하진 않지만 새로운 매장이 생긴다니 꼭 가볼 생각입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다 보니, 옷을 직접 보고 소재를 만지는 경험이 새롭게 느껴져요. UNIQLO : C 라인에서 새로 나온 오버사이즈 셔츠들이 근사해 보여서,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입할 계획입니다.

제주 농부의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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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리듬 속에서 찾는 만족

셰프김아영, 김동한

자연의 진정한 맛을 전하는 김아영, 김동한 셰프는 만족스러운 생활에 대한 남다른 시선을 보여줍니다.

“ 마치 지도를 따라가듯 계절을 읽고, 그 계절이 품고 있는 가장 풍성하고 싱그러운 것을 식탁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

자연의 리듬 속에서 찾는 만족 자연의 리듬 속에서 찾는 만족

‘산토샤’는 무슨 뜻인가요? 비건 식당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지향하는지요?

김아영 산토샤(Santosha)는 산스크리트어로 ‘완전한 만족’을 뜻해요. 단순히 항상 만족하는 상태가 아닌, 최선을 다한 끝에 찾아오는 깊은 수용과 평온함을 의미하는 단어죠. 계절을 담은 채식 요리를 통해, 산토샤를 찾는 분들이 자연의 리듬 속에서 진정한 만족을 경험하시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에요. 셰프인 저희 역시 요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산토샤를 느끼길 바라고요. 산토샤는 지속 가능한 채식을 지향합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음식이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계절과 절기의 흐름을 따라 몸과 마음에 필요한 음식을 소박하게 차려내고자 해요. 자연과 농부가 정성껏 길러낸 채소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소개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최소한의 조리로 채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요리를 만들고 있어요.

두 분은 어쩌다 제주에 정착해 산토샤를 함께 운영하게 되었나요?

김동한 저는 서울에서 지내다 제주에 온 지 3년쯤 되었어요. 지난봄, 산토샤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처음 아영을 만났고, 이후 아영이 운영하던 ‘알아차림 클럽’에 참여하면서 더욱 가까워졌죠. 알아차림 클럽은 명상, 요가, 러닝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함께 나누는 모임인데, 조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어느 날 아영이 “아침밥을 한번 만들어보지 않겠냐”라고 제안했고, 그렇게 음식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산토샤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김아영 저는 대도시에서만 살다가 제주에 이주한 지 5년이 되었어요. 런던 유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자연에 대한 깊은 동경으로 제주에 오게 되었죠. 2021년 여름에 산토샤를 열었고, 2023년 겨울부터는 ‘알아차림 클럽’을 시작했어요. 혼자 수련하기가 쉽지 않고, 저처럼 도반(함께 도를 닦는 벗)이 필요한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만든 모임이었죠. 지난해엔 ‘알아차림 러닝 클럽’도 만들었고요. 다 함께 새벽을 여는 이 모임을 통해, 어둠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듯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중이에요. 조건 없는 사랑의 의미도 배우고 있고요. 지난해부터 손님에서 도반이 된 동한과 함께 산토샤에서 요리하게 된 인연에도 감사하고 있어요.

두 분은 어떤 계기로 ‘비건’이 되셨나요?

김아영 런던에서 유학하던 시절, 함께 살던 하우스메이트들이 비건이었어요. 어린 저의 눈에는 영국인 친구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그저 멋있게 느껴졌고, 그들의 생활 방식을 자연스럽게 따라 한 게 첫 시작이었죠. 그 무렵만 해도 한국에서 채식은 스님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어요. 그래서인지 귀국 후 저 또한 채식에 대한 결심이 흐지부지되었고요. 그러다 2015년 결혼 후 긴 신혼여행을 떠났고, 우연히 뮌헨 비건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전환점을 맞았어요. 그곳에서 처음으로 소 도축 영상을 봤는데, 전혀 윤리적이지 않은 시스템에 큰 충격을 받았죠. 그때를 기점으로 베지테리언으로 지내다가 아이를 낳고부터는 비건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저에게 비건은 단순히 채식을 실천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모든 생명과의 연결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해요.

김동한 예전에는 고기가 없으면 식사했다고 느끼지 않았던 저였어요. 그런데 2023년 봄, 아마존 정글에서 열이틀을 보내고 난 뒤 자연스럽게 채식으로 전환하게 됐죠. 한 인간으로서 지구와 나, 그리고 이 행성의 모든 생명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중 하나가 채식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채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남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거예요. ‘I am What I Eat’이라는 말처럼,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제주에서의 일상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요소는 무엇인가요?

김아영 많은 사람들이 제주 하면 바다를 떠올리지만, 저는 서귀포의 숲을 더 좋아해요.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이 공존하는 제주 숲에는 자생하는 식물군이 무척 다양하거든요. 어릴 적 부모님이 화원을 하셔서 화단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있는데, 제주 숲을 거닐다 보면 그때의 익숙한 향기가 종종 떠올라요. 바다만큼이나 넉넉하고 다채로운 숲이 저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그 안에서 깊은 치유를 경험하고 있어요. 또한 그 숲처럼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정다운 이웃들이 있어, 제주에서의 삶이 더욱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김동한 날씨가 좋은 날엔 바이크를 타고 수월봉에서 사계 해변까지 라이딩을 해요. 가끔은 집 근처 군산오름에 올라 노을을 감상하기도 하고요. 쉬는 날엔 제주에 와서 알게 된 지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또한 제주에 이주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요가와 명상을 하루 루틴처럼 꾸준히 이어가려 하고 있어요.

제주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해변이나 숲길, 오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럽습니다. 제주에서 비건 식당을 운영하면서 자연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요?

김아영 요리를 하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누구보다 민감하게 감지하게 돼요. 지금 땅에서는 무엇이 올라오고 있는지, 어떤 꽃이 피고 어떤 열매가 맺히는지를 항상 살펴보게 되죠. 우리는 마치 지도를 따라가듯 계절을 읽고, 그 계절이 품고 있는 가장 풍성하고 싱그러운 것을 식탁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씨앗이 움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후 다시 씨앗을 남기는 순환의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모든 것이 자연의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더욱 선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자연은 어떤 것도 서두르지 않아요.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그저 가장 적절한 때를 기다려 피고 지기를 반복하죠. 그 모습을 보며 제 삶을 돌아보게 돼요. ‘나는 지금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고 있나?’ 생각하면서요.

제주를 탐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아영 제주에 오셨다면 자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바라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돌보지 못했다면, 이곳에서는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해 보시길 추천해요. 몸과 마음은 내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나의 몸이 하나의 신전(神殿)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정성껏 돌보고 가꾸어야 해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그러니 제주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자신을 가장 귀하게 대접하는 일정으로 하루를 채워보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즐겨 입는 옷의 조건이 있다면요?

김동한 화려하지 않은 색상에 착용하기 편안한 옷을 좋아해요. 많은 것을 담아낸 옷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기본에 충실한 옷을 선호합니다. 예전에는 옷을 나를 꾸미기 위한 수단처럼 여겼다면, 요즘은 옷이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사용자의 편의를 생각한 유니클로의 옷을 즐겨 입습니다.

김아영 요리를 하고, 손님 맞는 일을 하다 보니 활동성이 좋고 간결한 디자인의 옷을 자주 입어요. 한 벌을 오래 입는 편이고, 비건으로서 자연 친화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면이나 마 소재의 옷을 선호합니다. 유니클로의 후리스 자켓과 윈드블럭 역시 자주 입는 아이템이죠. 제주도는 내륙보다 기온이 따뜻한 대신 바람이 자주 불고 체감온도가 낮은 편이어서, 적당히 얇고 가벼운 바람막이 재킷이 필수예요.

자연의 리듬 속에서 찾는 만족
  • 자연의 리듬 속에서 찾는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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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W NECK T

CREW NECK T

완벽한 티셔츠에 대한 정답
UNIQLO U 크루넥 티셔츠

부드러운 색조의 Uniqlo U 크루넥 티셔츠들이 아늑하게 쌓여 있습니다. 이 티셔츠는 유니클로 파리 R&D센터의 아트 디렉터인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사라 린 트란이 혁신적인 소재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Uniqlo U 컬렉션의 대표 아이템입니다. 르메르는 “제가 Uniqlo U를 통해 추구하는 미학은 ‘모두를 위한 티셔츠’라는 콘셉트로, 일상에서 세련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비건 식당 산토샤를 운영하는 김아영은 “자연 친화적인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면이나 마 소재의 옷을 선호합니다.“라며 면 100%로 제작된 Uniqlo U 크루넥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고 말합니다. 김동한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색상과 편안한 착용감을 좋아해요.”라고 말하며, 이 티셔츠가 “많은 것을 담으려 하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이라고 칭찬합니다. 그는 “무엇보다 자연에서 온 듯한 따뜻한 색감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16년 첫 출시 이후, Uniqlo U 크루넥 티셔츠의 컬러 라인업은 해마다 그해의 무드를 반영하며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Uniqlo U 크루넥 티셔츠의 컬러 베리에이션은 매우 까다롭게 진행되며, 수많은 검증을 거쳐 완성된 15가지 샘플 중 최종적으로 가장 조화로운 10가지 컬러 팔레트가 선택됩니다. 심지어 하나의 색상을 만들기 위해 뉘앙스가 다른 4가지 컬러의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고, 그중 가장 아름다운 톤을 채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섬세한 노력 끝에 출시된 2025 S/S 컬렉션은 은은한 파스텔 톤이 특히 돋보입니다. 르메르는 남성용과 여성용 Uniqlo U 크루넥 티셔츠에 서로 다른 이상향을 담아냈습니다. 남성용 제품은 ‘뉴 클래식’을 콘셉트로, 두꺼운 얀으로 짜인 100% 면 소재를 사용해 적당히 루스한 핏을 구현합니다. 한편 여성용 제품은 ‘스페셜&리치’를 콘셉트로, 보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해 인터락 면을 사용했습니다. 르메르는 “여성용 U 크루넥 티셔츠는 너무 타이트하지도, 너무 스트레이트하지도 않은 적당한 핏으로 완벽한 티셔츠라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농부 백인호는 “일하는 동안에는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데, Uniqlo U 크루넥 티셔츠는 움직임이 많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라고 전하며, 탄탄한 두께감과 잘 늘어나지 않는 네크라인 덕분에 후줄근한 느낌이 없어서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티셔츠는 잘 늘어나지 않은 바인딩 사양으로 빈티지한 밀리터리 티셔츠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돌을 쌓는 사람

석공 최욱

‘돌챙이’로서 제주 고유의 돌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는 최욱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현무암은 단단하진 않지만 표면이 거칠고 입체적인 형태를 지녀 돌 놓는 방향이나 순서에 따라 모양새와 견고함이 달라집니다. 현무암으로 제대로 쌓은 돌담은 태풍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제주도에서는 어디를 가든 돌담을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제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는 돌담이 낯설고 흥미롭게 느껴지지만 오랫동안 제주에 살아온 이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일 것입니다. 제주의 땅은 돌로 가득 차 있고, 이곳 사람들의 일상은 늘 돌과 함께해 왔으니까요.이처럼 고유한 제주의 돌 문화를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요. 지금도 제주 외곽 지역에서는 직접 집 주변에 돌담을 쌓는 경우가 많아요. 농사 중 땅을 파면 자연스럽게 돌이 나오고, 정과 돌망치는 생활필수품입니다. 돌담은 제주에서는 일상인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동시에 집과 집 사이의 경계를 나누는 역할을 하죠.

제주에서는 돌담 쌓는 석공을 제주 말로 ‘돌챙이’라고 부른다고요. 제주에 와서 돌챙이가 되기까지의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내가 오래 전부터 제주에서 살고 싶어 했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고요. 아내는 빈티지 소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고 지금은 공방을 준비 중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요식업에 종사했지만 제주에서는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전부터 인테리어와 건축 자재에 관심이 많아 서울에서 가게와집을 셀프로 꾸미기도 했고, 석공이라는 직업에 대한사전 지식도 있었고요. 2년 전 제주로 이주한 후,경력이 풍부한 선생님들을 찾아가 배우기 시작했고 차근차근 기술을 익혀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돌을 쌓는 사람

석공으로서 바라보는 ‘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돌은 아주 기초적이고 원초적인 재료입니다. 단순히 구조물을 만드는 수단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죠. 돌은 종류에 따라 쓰임새가 다른데, 예를 들어 현무암은 단단하진 않지만 표면이 거칠고 입체적인 형태를 지녀 돌 놓는 방향이나 순서에 따라 모양새와 견고함이 달라집니다. 현무암으로 제대로 쌓은 돌담은 곳곳에 구멍이 있어도 사람이 일부러 건드리지 않는 이상, 태풍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제주의 돌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주의 돌 문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제주돌문화공원은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지난해 봄에는 제1회 돌챙이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어요. 10월에도 돌챙이 축제가 열리는데 솜씨가 좋은 돌챙이들이 살았던 한림읍 동명리 문수동에서 열리는 축제입니다. 돌빛나예술학교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문수동, 돌 자파리’라고 해요. 문수동의 소문난 돌챙이들 중 한 분이었던 고 조창옥 선생님의 아드님이자 미술을 전공하고 돌빛나예술학교에서 석공을 양성하고 있는 조환진 교장의 주도로 2023년부터 이어가는 행사죠. 아일랜드, 일본, 이탈리아 등 돌담 문화가 있는 여러 나라의 전문가, 예술가들도 참여하는 국제적 행사입니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산방산 근처도 추천하고 싶어요. 산방산은 약 80만 년 전, 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거대한 종 모양의 산입니다. 해발 150m 높이의 굴 안쪽에 있는, 불상을 모신 ‘산방굴사’에 방문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요즘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애월읍 장전리에서 공원 조성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 석수들은 농사를 짓거나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요,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익혀 작품을 만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돌 조각에 관심이 생겨, 함께 일하는 선생님께 하나하나 배우며 도전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작업할 때는 활동성이 중요할 텐데, 어떤 옷을 즐겨 입으세요?

한여름을 제외하면 사계절 내내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꼭 챙겨 입습니다. 제주는 일교차가 크고, 겨울에는 너무 두꺼운 옷을 입으면 움직임이 불편하거든요. 평소에는 이너로 히트텍을 입고 그 위에 셔츠나 후디 같은 편안한 옷을 걸쳐 입어요.

돌을 쌓는 사람
돌을 쌓는 사람

‘제주다움’에 대한 철학

동화마을 강동화

제주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가 강동화가 추구하는 제 1의 가치는 늘 ‘제주다움’에 있습니다.

“ 제주라는 지역과 이곳에서 자란 자연물은 그 자체로 저에게 종교와 같은 의미를 지녀요 “

‘제주다움’에 대한 철학

현재 제주 동부 구좌읍에서 동화마을을 운영하고 계시지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공간들이 모여, 말 그대로 하나의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곳인데요.

기존에 주방 기구를 테마로 한 관광지였던 ‘셰프라인체험랜드’를 인수해, 5년 여의 리뉴얼 끝에 지난 2023년 9월 21일 동화마을을 개장했어요. 3만여 평 부지에 한라산 꿈오름 폭포정원, 주상절리 특수목정원, 세계수국정원 등 총 12개의 테마로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향기체험관 같은 농어촌 체험학습관은 물론, 제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제이팜정육식당, 미스터밀크, 송당산들네식당도 등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또한 제주의 특산품과 관광 상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 및 판매하는 제스코 관광마트,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인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점, 스튜디오 지브리 공식 매장인 도토리숲 등이 자리하고 있지요.

동화마을을 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제주에 제대로 된 관광지를 조성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주에서 관광업은 중요한 생계 수단이기도 하지만, 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제주다운 정체성을 담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그 핵심은 ‘제주에서 난 재료로, 제주다운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지난 23년간 보존할 가치가 있는 제주의 자원들을 수집했습니다. 그것들을 전시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동화마을의 문을 열게 되었고요. 마을의 구조, 공간 구성, 각 정원의 테마 등 전체 기획 역시 모두 제가 직접 맡았어요. 제주라는 지역과 이곳에서 자란 자연물은 그 자체로 저에게 종교와 같은 의미를 지녀요. 동화마을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저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자 만든 공간이기에 제주도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제주 동부 오름군락 중심부에 위치해, 주변 오름 능선의 경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공원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나무와 꽃이 그 풍경 위로 자연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것 같고요.

제주만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시각화하기 위해, 수백 년 세월을 품은 팽나무, 조록나무, 배롱나무 등 제주 고유의 나무들과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자연석 5천여 점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했어요. 또한 제주산 수국 5천여 본과 네덜란드에서 직수입한 약 30종의 신품종 개량 수국 2만여 본을 식재해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다채로운 수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지요. 귀띔하자면, 수국 재배 면적만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가을의 억새정원과 겨울의 동백꽃길, 제주 팽나무로 이루어진 팽나무숲길 역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요.

제주의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로 돌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동화마을 안에 전시된 다양한 자연석과 석상이 눈에 띕니다.

도굴 및 훼손, 해외 반출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동자석의 문화적 가치를 계승하고 보전하기 위해 문화재급 상석류 약 200점을 수집해 ‘신들의 정원’에 전시하고 있어요. 또한 옛 문헌과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동자석 복원 작업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은 제주 내에서도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보존과 복원의 가치는 더욱 커지리라 확신해요.

‘제주다움’에 대한 철학
‘제주다움’에 대한 철학

일상에 스며든 예술

페인터 곽명주

곽명주는 제주의 자연이 전하는 삶의 질서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 매일 뜨고 지는 태양과 달, 꽃과 낙엽, 그리고 눈과 얼음까지. 선명한 계절의 변화는 작업할 때 무한한 영감을 줍니다. “

제주에 살아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제주에 살면서 숲과 들, 바다, 그리고 매일 뜨고 지는 태양과 달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자연이 전하는 삶의 질서와 각 생명체의 고유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저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선명한 제주에서의 시간은 작업에도 무한한 영감을 줍니다.

최근에는 김금희 소설가의 에세이 『나의 폴라 일지』 커버 작업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키티버니포니 등과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개인 작업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셨는데요.

네, 최근에는 김금희 작가의 에세이를 비롯해 책 커버 작업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축제 포스터나 접시, 컵 같은 물건에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기도 하고, 제가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하기도 해요.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릴 개인전을 준비하며 개인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올해의 변화라면 변화이고요. 브랜드와의 협업에서는 주로 디지털 작업을 했지만 이번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경험한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제주에 정착한 후 그림의 소재에 변화가 있었나요?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이렇게 넓게 뻗은 수평선과 지평선을 일상적으로 본 일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시야가 탁 트여 있었어요. 그때는 멀리 보이는 풍경을 많이 그렸죠. 날씨가 좋을 때면 도구를 들고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 풍경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가까운 것들에 시선이 머물더라고요. 마당에 키우는 꽃, 우리 집 고양이, 집 앞의 나무 같은 것들이요. 더 나아가 시간이 흐르면서 저의 내면에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되기도 했어요. 시선이 이렇게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 참 신기하죠.

집과 작업실을 꾸릴 때, 지금의 동네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제주 동쪽은 제가 가장 많이 여행했던 곳이라 우선 익숙했어요. 아름다운 바다와 숲,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어 이곳을 선택하게 된 것도 있고요.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해변과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중산간의 비자림 또한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체육관, 도서관, 카페, 빵집, 그리고 단골 식당까지, 이 동네를 떠나기 어려운 이유가 자꾸 늘어나고 있어요. 마을 어귀에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데, 4년 넘게 살아본 결과 정말 정 많고 다정한 이웃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 그보다는 ‘인정 많은 마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일상에서 가장 자주 가는 공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새벽 운동을 마친 후에 동네 도서관 ‘동녘’에 들러 시간을 보내는 게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었어요. 특히 봄과 가을이 좋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벤치에서 아침을 먹고, 아늑한 열람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메일을 쓰고, 책을 읽습니다. 책장 사이, 창가에 기대앉아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에 보호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제주에서의 삶이 주는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연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다르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는 걸 배웠어요. 마찬가지로 사람 또한 몸과 마음이 자기답게 존재할 때 가장 자연스럽다는 것도요. 요즘 저는 종종 “나는 진심으로 나답게 말하고 행동했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곤 해요. 모든 생명이 각자의 속도로 깨어나고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서, 저 역시 불확실한 일들 앞에서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하죠. 그만큼 옷의 기능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기능적이면서도 편안한 옷을 찾게 돼요. 운동할 때는 시원하고 땀 흡수가 좋은 유니클로의 에어리즘 라인을 즐겨 입어요. 그리고 유니클로 키즈 라인의 프린트 티셔츠도 좋아해서, 가장 큰 사이즈를 선택해 입곤 합니다.

제주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제주를 탐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해변이나 오름을 걸어보세요. 자연 속에 서 있으면 내가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바로 그 순간, 마음이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이 특별한 감정을 제주를 찾는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시길 바라요.

일상에 스며든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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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자연이 담긴 별난 도자기

세라미스트 김지영

제주 풍경을 도자기에 담아내는 세라미스트 김지영. 그녀에게 예술은 피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충만하게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 벨집의 도자기는 대부분 제주에서 마주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집니다. 제가 일상에서 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도자기를 통해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요. “

제주 자연이 담긴 별난 도자기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도자기 공방 겸 상점 ‘벨집’을 운영 중이시죠. ‘벨집’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제주에서는 ‘별나다’를 ‘벨나다’라고 해요. ‘별’이라는 음절을 ‘벨’이라고 발음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하늘의 별도 ‘벨’이라고 부르죠. ‘벨집’은 그런 제주어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말 그대로 ‘별난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벨집의 도자기는 검은색과 베이지색의 대담한 색감, 이국적이면서도 추상적인 형상이 인상적이에요. 제주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인가요?

네, 벨집의 도자기는 대부분 제주에서 마주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집니다. 제가 일상에서 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도자기를 통해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요.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제비와 야자수인데요, 4월쯤이면 출근길에 제비를 자주 만나게 돼요. 겨울을 동남아시아의 따뜻한 지역에서 보내고 제주로 돌아온 친구들이죠. 제 느낌에는 제비가 다른 새들보다 유독 낮게 날아서, 아침마다 자세히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자기에 담게 되었고요. 야자수도 즐겨 그리는 소재인데, 특히 키 작은 난대성 야자수는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굵고 하얀 꽃이 사방으로 피어나는 모습이 매우 회화적이에요. 그리고 공방 이름처럼, ‘별’ 역시 자주 사용하는 모티프 중 하나입니다.

도예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자연에서 온 재료인 흙으로 그릇은 물론, 장식품이나 가구 등 다양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물을 통해 제 생각과 감정을 말 대신 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모든 제작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제주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길 잘했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2022년, 여행으로 제주에 왔다가 이곳의 자연과 한적한 분위기에 매료돼 부동산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지금의 동네를 알게 됐고, 결국 이주를 결심하게 됐죠. 이곳 안덕면 화순리는 건물이 낮아 시야가 탁 트여 있어서,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서쪽 바다로 떨어지는 새빨간 일몰과 여름날 해무 속에 잠긴 풍경도 경이롭고요. 제주 토박이들의 정서와 이주민들의 마인드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다양한 생활 양식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런 일상 속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제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의 작업과 생활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가요?

제주의 토속신앙이나 신화 같은 고유한 문화를 좀 더 심도 깊게 연구해 이를 작업으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제주를 만든 여신 ‘설문대할망’에 대한 이야기가 있죠. 제주 곳곳에 솟아 있는 360여 개의 오름은 설문대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르다 치마에 난 구멍 사이로 흘러나온 흙이 쌓여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근처의 산방산은 설문대할망이 백록담의 봉우리를 뽑아 던져 생겨났다고도 하고요. 이처럼 설문대할망을 중심으로 한 신화는 각 지역의 지형과 맞물려 다양한 이야기로 전해지며, 제주의 향토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요. 이런 신비롭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작업 안에서 천천히 풀어보고 싶어요.

제주 자연이 담긴 별난 도자기
제주 자연이 담긴 별난 도자기
  • 제주 자연이 담긴 별난 도자기
  • 제주 자연이 담긴 별난 도자기

LINEN

※ 서유럽에서 재배된 리넨 소재 사용. 제조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LINEN

자연의 쾌적함을 담다 리넨

통기성이 뛰어난 리넨 셔츠는 초여름부터 가볍게 착용하기 좋은 아이템입니다. 유니클로의 프리미엄 리넨 셔츠는 서유럽 지역에서 재배한 최고급 리넨 100%를 사용해 일반적인 리넨의 거친 느낌 대신 매끄러운 감촉을 살린 것이 특징으로, 한여름 태양 아래 고급스럽게 빛나는 광택을 자랑합니다.

페인터로 활동하는 곽명주는 넉넉한 사이즈의 리넨 셔츠를 선호합니다. “그림을 그릴 땐 하의 밖으로 여유롭게 꺼내 입고, 작업이 끝난 후엔 안으로 넣어 단정하게 연출해요. 은은한 감촉과 광택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냅니다.” 색채에 민감한 그에게는 매년 업데이트되는 다양한 색상과 패턴도 선택의 재미를 줍니다. “이번 시즌에 나온 긴팔 프리미엄 리넨 셔츠는 내추럴, 올리브, 그린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는 물론 스트라이프, 깅엄 체크 같은 경쾌한 패턴도 많아 더 매력적입니다.” 돌의 질감이 가진 매력을 “기초적이고 원초적인 재료가 주는 자연스러운물성”이라고 설명하는 석공 최욱은, 서유럽에서 재배한 리넨에서 느껴지는 천연 소재의 감각을 매우 좋아합니다. “천연 소재의 편안한 감촉은 어떤 대체품으로도 쉽게 느낄 수 없죠. ” 유니클로가 서유럽 리넨을 사용하는 이유는 풍부한 강우량과 신선한 기후, 그리고 유럽 농부들의 오랜 경험이 만들어낸 리넨 재배에 최적화된 토양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리넨에 변주를 더한 리넨 블렌드 라인은 좀 더 가볍게 리넨의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리넨 블렌드 오픈 칼라 셔츠는 레이온, 리넨, 나일론이 혼합된 소재로 청량감을 줍니다. 또한 솔리드 컬러부터 체크, 스트라이프까지 다양한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세라미스트 김지영은 “하나만 입어도 좋고, 아우터처럼 툭 걸쳐도 멋스러운 실루엣이에요”라고 말합니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을 막아줄 얇은 아우터가 필요한데, 이 셔츠는 가방에 가볍게 넣고 다니기 좋아 실용적이에요.”

레이온, 리넨, 코튼을 혼합한 리넨 블렌드 릴랙스 원피스도 매우 멋스럽습니다. “부드러운 감촉과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움직이는 드레이프가 정말 매력적이에요. 여유로운 실루엣 덕분에 체형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죠.” 리넨 블렌드 릴랙스 원피스는 이국적인 카프칸 디자인과 스탠드 칼라가 특징이며, 동일한 원단으로 만든 끈과 사이드 포켓이 포함되어 있어 실루엣 조절까지 가능한, 디테일 하나하나에 세심함이 담긴 아이템입니다 .

계절의 변화에 따라 하늘의 색과 바다의 온도, 바람의 촉감이 달라지고, 공간의 변화에 따라 앉고, 걷는 방식이 달라지듯, 유니클로 라이프웨어는 각 계절과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스며들면서도 개성과 세련된 감각을 잃지 않는 라이프웨어를 제안해 왔습니다. 내게 어울리는 삶과 내게 어울리는 옷을 만났을 때의 만족감. 유니클로 라이프웨어가 함께 하겠습니다.

김다정 착용 제품
강동학 착용 제품
장연재 착용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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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농장 인터뷰

장제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요?

장제사를 한자로 풀이하면, 꾸밀 장(裝), 굽 제(蹄), 스승 사(師), 즉 말발굽을 관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말발굽은 사람의 손톱처럼 계속 자라기 때문에, 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정기적으로 깎아주고, 그 자리에 U자형 쇠붙이인 편자를 박아줘야 해요. 말도 사람처럼 발을 보호해 줄 신발이 필요하거든요. 쉽게 말해, 편자가 곧 말의 신발인 셈이죠. 보통 말발굽은 4주에서 6주 간격으로 장제사의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

희귀하고 전문적인 직업인데, 제주에서 장제사로 일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현재 한국에는 90여 명의 장제사만 있을 만큼 희귀한 직업이에요. 한국마사회에서 매년 장제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고, 장흥에 있는 한국말산업고등학교에서 장제 이론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도제식으로 기술을 익힙니다. 저는 군복무를 마친 뒤 진로를 고민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장제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동물을 사랑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국내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해, 미국의 버틀러 프로페셔널 페리어 스쿨(Butler Professional Farrier School)에 입학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어요. 이후 부산, 대구, 서울 등 여러 지역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요. 제주도에 정착한 지도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

제주에서의 장제사 업무는 내륙과 무엇이 다른가요?

내륙에서 일할 때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느라 하루에 몇 시간씩 도로 위에서 보내는 일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천안에서 일한 뒤 화성의 승마장에 들렀다가 다시 서울로 이동하는 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여가를 누릴 틈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주에 와서는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졌어요. 보통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4시면 마무리되고, 대개 1시간 이내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덕분에 훨씬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주로의 이주는 제게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어요.

여유 시간은 주로 무얼 하며 보내시나요?

7살, 11살인 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반려견과 산책하거나, 오름이나 바다를 찾아 떠나곤 합니다. 특히 김녕 해수욕장은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정말 아름다워 자주 방문해요. 말들이 방목된 목가적인 풍경이 근사한 용눈이오름도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장제사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본래 ‘아름다움’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말 자체도 그렇지만 특히 말발굽의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요. 작업 후 발굽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을 때, 그 미적인 완성도 자체가 저의 실력을 증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작업 후 발굽이 아름답다면 제가 잘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부족함이 있는 것이죠. 도자기를 빚듯이 발굽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옷을 정말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점은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감각과도 연관이 깊은 것 같아요.

맞아요! 저에게 패션은 자아를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식이죠. 특히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편안함과 세련됨이 잘 어우러져 즐겨 입습니다. 예전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며 새로운 룩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하지만 제주로 이주한 뒤에는 날씨와 환경의 영향으로 좀 더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되 그 안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유니클로 옷을 자주 입으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유니클로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원단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라서 자주 찾아요. 온 가족이 유니클로 매장에 가서 각자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도 재미있고,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죠. 특히 ‘엔지니어드 가먼츠’와의 협업 제품 중 피시테일 파카를 즐겨 입어요.

말의 생애를 함께하는 사람들

마필관리사 강동학, 장연재

‘마필관리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강동학 마필관리사는 항상 말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각종 일정에서부터 시설 관리까지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합니다. 보통 말을 돌보는 일은 팀 단위로 이루어지는데요. 그 팀을 구성하고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게 마필관리사의 일입니다. 저희가 일하고 있는 꿈드림 목장은 마필관리사, 수의사, 장제사로 구성된 팀이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말이 아프거나 번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의사가 방문하고, 말의 발굽 관리는 장제사가 맡습니다. 관리하는 말의 종류나 목적에 따라 팀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보통 경마장에서는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조교사와 기수가 따로 존재하죠.

조금은 생소한 직업인데요.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강동학 꿈드림 목장에서 일한 지는 5년 정도 되었지만, 말과 관련된 일은 지난 21년간 꾸준히 해왔습니다. 말을 수입하는 외국 에이전시에서 일하기도 했고, 종마 핸들링 등 말을 타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업무를 경험했어요. 말 산업에 종사하던 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점차 이 일에 정이 들었죠. 성인이 팔을 위로 뻗었을 때와 맞먹는 높이의 큰 말도 있어서, 일을 시작하고 처음 6개월 동안은 옆에 다가가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갓 태어난 망아지가 자라 성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점점 말과 친숙해질 수 있었죠.

장연재 말을 좋아해, 대학 진학 시기에 자연스럽게 한라대학교 마산업자원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그 후 수년째 말과 더불어 살아왔고, 지금도 매일 아침 7시 반에서 오후 4시 반까지는 말을 돌보는 것이 제 업무이다 보니 항상 일상을 함께해요.

국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제주가 말에게 특히 좋은 환경인가요?

강동학 내륙 지역은 겨울이면 땅이 얼어 매우 딱딱해집니다. 이런 땅에서 계속 뛰어야 하는 말들은 굽이나 무릎, 관절에 무리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반면 제주는 겨울철에도 땅이 잘 얼지 않고 밤사이 얼어도 아침이면 금방 녹아 질퍽해집니다. 이 질퍽한 땅이 오히려 말의 관절에는 더 좋은 환경이죠. 게다가 제주는 풀이 빨리 자라 먹이를 얻기에도 수월하고 기후도 온화해요. 여러모로 말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어떤 말들을 관리하고 계신가요?

강동학 말의 경마장 입사는 생후 만 24개월이 지나야 가능한데요. 저희는 앞으로 경주마로 활약할 말들을 주로 번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목장에는 약 55마리의 말이 있고, 이 중 10마리 정도는 올해 경마장에 입사할 예정이에요. 또 경주마로 활동하다가 퇴역한 말들도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동학 저희가 직접 기른 새끼가 훌륭한 경주마로 성장해 경마장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 정말 뿌듯합니다. 특히 암컷의 경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번식마로 목장에 돌아오기도 해요. 결국 저희 목장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다는 의미죠. 그처럼 말의 생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애틋함과 보람을 느낍니다.

장연재 작년에 퇴역 후 목장으로 돌아온 ‘오라스타’가 그런 경우인데요, 현재 임신 중이고 4월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4~5년 동안 경마장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오라스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말과의 운명적 만남

수의사 김다정

수의사 가운데 말 수의사는 따로 분류되나요?

수의사는 일반적으로 대동물 수의사와 소동물 수의사로 나뉩니다. 말 수의사는 소, 돼지, 양, 염소 같은 대형 가축의 건강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대동물 수의사에 속해요. 특히 제주에는 말이 많아, 대동물 수의사 중에서도 말을 전문으로 돌보는 말 수의사가 활동하기에 좋은 지역입니다.

말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승마를 시작하면서 말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이를 계기로 고등학교도 말과 관련된 특성화 학교로 진학했어요. 처음에는 말 트레이너로 일하고 싶었지만, 보다 현실적인 이유로 수의사의 길을 택했습니다. 일단 수의사로서 여러 경험을 쌓은 뒤 다시 고민해 보자는 생각이었죠. 의대에서 6년간 다양한 동물을 접하며 실습을 해봤지만, 결국은 말과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말이라는 존재가 제게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습니다.

말과의 첫 만남도 특별했나요?

어릴 적 가족 여행으로 중국에 갔다가 처음 말과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단순한 승마 체험의 차원을 넘어, 넓게 펼쳐진 고원에서 말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죠. 승마를 시작하자 말이 알아서 한 바퀴를 돌아 뛰어줬는데, 그 순간 말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이후 자연스럽게 승마에 관한 관심이 생겼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인근 승마장 광고지를 보고 본격적으로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한번 매료되면 쉽게 헤어 나오기 어려운, 정말 특별한 동물이에요.

말의 어떤 점에 가장 매력을 느끼시나요?

우선, 말의 눈망울에서 큰 매력을 느껴요. 말은 자칫하면 사람을 쉽게 밀쳐낼 수 있을 만큼 힘이 센 동물이지만, 신뢰가 쌓였을 때 깊고 맑은 눈으로 사람을 따르고 교감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죠. 마치 ‘큰 강아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말은 지능이 높고 감각도 예민해서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개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떤 행동에 확실한 반응이 돌아올 때면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제주로 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원래는 대학 졸업 후 부산의 경마장에서 일할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인력 감축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았고, 마침 그 시기가 말의 번식 시즌이기도 했죠. 말은 봄부터 여름 사이에 번식을 활발히 하는 장일성 동물이라, 이 시기에 말 전문 수의사가 가장 바빠요. 처음에는 ‘바쁜 시즌을 한번 경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제주에 2개월만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어느덧 6년 차가 되어 있더라고요. 승마도, 바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제주도는 지금의 제 삶에 딱 맞는 환경이에요.

다양한 레저를 즐기려면 옷차림도 중요하실 텐데요, 유니클로에서 즐겨 입는 아이템이 있다면요?

촬영할 때 입었던 피케 셔츠는 실제로 진료를 보거나 승마할 때 자주 입는 아이템이에요. 보송보송하고 쾌적한 데다, 소재가 부드러워 착용감이 정말 좋거든요. 깔끔한 네크라인 덕분에 박시하게 입어도 비즈니스 캐주얼 분위기가 나서 일할 때도 즐겨 입고요. 제주에서 옷을 입을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아무래도 변화무쌍한 날씨예요. 기온은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이 자주 불어서 체감 온도가 실제 온도와 많이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옷을 여러 겹 껴입는 편이에요. 이때 이너로는 히트텍, 아우터로는 윈드블럭이 필수죠. 하루에도 날씨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특히 환절기에는 입고 벗기 쉬운 옷이 실용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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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현석 인터뷰

장제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요?

장제사를 한자로 풀이하면, 꾸밀 장(裝), 굽 제(蹄), 스승 사(師), 즉 말발굽을 관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말발굽은 사람의 손톱처럼 계속 자라기 때문에, 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정기적으로 깎아주고, 그 자리에 U자형 쇠붙이인 편자를 박아줘야 해요. 말도 사람처럼 발을 보호해 줄 신발이 필요하거든요. 쉽게 말해, 편자가 곧 말의 신발인 셈이죠. 보통 말발굽은 4주에서 6주 간격으로 장제사의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

희귀하고 전문적인 직업인데, 제주에서 장제사로 일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현재 한국에는 90여 명의 장제사만 있을 만큼 희귀한 직업이에요. 한국마사회에서 매년 장제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고, 장흥에 있는 한국말산업고등학교에서 장제 이론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도제식으로 기술을 익힙니다. 저는 군복무를 마친 뒤 진로를 고민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장제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동물을 사랑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국내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해, 미국의 버틀러 프로페셔널 페리어 스쿨(Butler Professional Farrier School)에 입학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어요. 이후 부산, 대구, 서울 등 여러 지역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요. 제주도에 정착한 지도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

제주에서의 장제사 업무는 내륙과 무엇이 다른가요?

내륙에서 일할 때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느라 하루에 몇 시간씩 도로 위에서 보내는 일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천안에서 일한 뒤 화성의 승마장에 들렀다가 다시 서울로 이동하는 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여가를 누릴 틈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주에 와서는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졌어요. 보통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4시면 마무리되고, 대개 1시간 이내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덕분에 훨씬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주로의 이주는 제게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어요.

여유 시간은 주로 무얼 하며 보내시나요?

7살, 11살인 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반려견과 산책하거나, 오름이나 바다를 찾아 떠나곤 합니다. 특히 김녕 해수욕장은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정말 아름다워 자주 방문해요. 말들이 방목된 목가적인 풍경이 근사한 용눈이오름도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장제사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본래 ‘아름다움’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말 자체도 그렇지만 특히 말발굽의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요. 작업 후 발굽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을 때, 그 미적인 완성도 자체가 저의 실력을 증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작업 후 발굽이 아름답다면 제가 잘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부족함이 있는 것이죠. 도자기를 빚듯이 발굽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옷을 정말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점은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감각과도 연관이 깊은 것 같아요

맞아요! 저에게 패션은 자아를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식이죠. 특히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편안함과 세련됨이 잘 어우러져 즐겨 입습니다. 예전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며 새로운 룩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하지만 제주로 이주한 뒤에는 날씨와 환경의 영향으로 좀 더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되 그 안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유니클로 옷을 자주 입으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유니클로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원단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라서 자주 찾아요. 온 가족이 유니클로 매장에 가서 각자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고르는 것도 재미있고,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죠. 특히 ‘엔지니어드 가먼츠’와의 협업 제품 중 피시테일 파카를 즐겨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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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학, 장연재 인터뷰

‘마필관리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강동학 마필관리사는 항상 말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각종 일정에서부터 시설 관리까지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합니다. 보통 말을 돌보는 일은 팀 단위로 이루어지는데요. 그 팀을 구성하고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게 마필관리사의 일입니다. 저희가 일하고 있는 꿈드림 목장은 마필관리사, 수의사, 장제사로 구성된 팀이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말이 아프거나 번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의사가 방문하고, 말의 발굽 관리는 장제사가 맡습니다. 관리하는 말의 종류나 목적에 따라 팀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보통 경마장에서는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조교사와 기수가 따로 존재하죠.

조금은 생소한 직업인데요.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강동학 꿈드림 목장에서 일한 지는 5년 정도 되었지만, 말과 관련된 일은 지난 21년간 꾸준히 해왔습니다. 말을 수입하는 외국 에이전시에서 일하기도 했고, 종마 핸들링 등 말을 타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업무를 경험했어요. 말 산업에 종사하던 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점차 이 일에 정이 들었죠. 성인이 팔을 위로 뻗었을 때와 맞먹는 높이의 큰 말도 있어서, 일을 시작하고 처음 6개월 동안은 옆에 다가가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갓 태어난 망아지가 자라 성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점점 말과 친숙해질 수 있었죠.

장연재 말을 좋아해, 대학 진학 시기에 자연스럽게 한라대학교 마산업자원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그 후 수년째 말과 더불어 살아왔고, 지금도 매일 아침 7시 반에서 오후 4시 반까지는 말을 돌보는 것이 제 업무이다 보니 항상 일상을 함께해요.

국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제주가 말에게 특히 좋은 환경인가요?

강동학 내륙 지역은 겨울이면 땅이 얼어 매우 딱딱해집니다. 이런 땅에서 계속 뛰어야 하는 말들은 굽이나 무릎, 관절에 무리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반면 제주는 겨울철에도 땅이 잘 얼지 않고 밤사이 얼어도 아침이면 금방 녹아 질퍽해집니다. 이 질퍽한 땅이 오히려 말의 관절에는 더 좋은 환경이죠. 게다가 제주는 풀이 빨리 자라 먹이를 얻기에도 수월하고 기후도 온화해요. 여러모로 말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어떤 말들을 관리하고 계신가요?

강동학 말의 경마장 입사는 생후 만 24개월이 지나야 가능한데요. 저희는 앞으로 경주마로 활약할 말들을 주로 번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목장에는 약 55마리의 말이 있고, 이 중 10마리 정도는 올해 경마장에 입사할 예정이에요. 또 경주마로 활동하다가 퇴역한 말들도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동학 저희가 직접 기른 새끼가 훌륭한 경주마로 성장해 경마장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 정말 뿌듯합니다. 특히 암컷의 경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번식마로 목장에 돌아오기도 해요. 결국 저희 목장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다는 의미죠. 그처럼 말의 생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애틋함과 보람을 느낍니다.

장연재 작년에 퇴역 후 목장으로 돌아온 ‘오라스타’가 그런 경우인데요, 현재 임신 중이고 4월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4~5년 동안 경마장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오라스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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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정 인터뷰

수의사 가운데 말 수의사는 따로 분류되나요?

수의사는 일반적으로 대동물 수의사와 소동물 수의사로 나뉩니다. 말 수의사는 소, 돼지, 양, 염소 같은 대형 가축의 건강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대동물 수의사에 속해요. 특히 제주에는 말이 많아, 대동물 수의사 중에서도 말을 전문으로 돌보는 말 수의사가 활동하기에 좋은 지역입니다.

말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승마를 시작하면서 말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이를 계기로 고등학교도 말과 관련된 특성화 학교로 진학했어요. 처음에는 말 트레이너로 일하고 싶었지만, 보다 현실적인 이유로 수의사의 길을 택했습니다. 일단 수의사로서 여러 경험을 쌓은 뒤 다시 고민해 보자는 생각이었죠. 의대에서 6년간 다양한 동물을 접하며 실습을 해봤지만, 결국은 말과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말이라는 존재가 제게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습니다.

말과의 첫 만남도 특별했나요?

어릴 적 가족 여행으로 중국에 갔다가 처음 말과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단순한 승마 체험의 차원을 넘어, 넓게 펼쳐진 고원에서 말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죠. 승마를 시작하자 말이 알아서 한 바퀴를 돌아 뛰어줬는데, 그 순간 말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이후 자연스럽게 승마에 관한 관심이 생겼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인근 승마장 광고지를 보고 본격적으로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한번 매료되면 쉽게 헤어 나오기 어려운, 정말 특별한 동물이에요.

말의 어떤 점에 가장 매력을 느끼시나요?

우선, 말의 눈망울에서 큰 매력을 느껴요. 말은 자칫하면 사람을 쉽게 밀쳐낼 수 있을 만큼 힘이 센 동물이지만, 신뢰가 쌓였을 때 깊고 맑은 눈으로 사람을 따르고 교감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죠. 마치 ‘큰 강아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말은 지능이 높고 감각도 예민해서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개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떤 행동에 확실한 반응이 돌아올 때면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제주로 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원래는 대학 졸업 후 부산의 경마장에서 일할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인력 감축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았고, 마침 그 시기가 말의 번식 시즌이기도 했죠. 말은 봄부터 여름 사이에 번식을 활발히 하는 장일성 동물이라, 이 시기에 말 전문 수의사가 가장 바빠요. 처음에는 ‘바쁜 시즌을 한번 경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제주에 2개월만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어느덧 6년 차가 되어 있더라고요. 승마도, 바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제주도는 지금의 제 삶에 딱 맞는 환경이에요.

다양한 레저를 즐기려면 옷차림도 중요하실 텐데요, 유니클로에서 즐겨 입는 아이템이 있다면요?

촬영할 때 입었던 피케 셔츠는 실제로 진료를 보거나 승마할 때 자주 입는 아이템이에요. 보송보송하고 쾌적한 데다, 소재가 부드러워 착용감이 정말 좋거든요. 깔끔한 네크라인 덕분에 박시하게 입어도 비즈니스 캐주얼 분위기가 나서 일할 때도 즐겨 입고요. 제주에서 옷을 입을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아무래도 변화무쌍한 날씨예요. 기온은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이 자주 불어서 체감 온도가 실제 온도와 많이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옷을 여러 겹 껴입는 편이에요. 이때 이너로는 히트텍, 아우터로는 윈드블럭이 필수죠. 하루에도 날씨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특히 환절기에는 입고 벗기 쉬운 옷이 실용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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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인터뷰

제주에 내려와 연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물고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냇가에서 물고기를 관찰하거나 관련 서적을 읽는 일이 유년 시절의 큰 기쁨이었죠. 20대 때는 서울에 살면서도 한강에서 낚시를 즐겼고요.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문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해양 연구원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겼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현재는 직접 바닷속으로 다이빙해 어류를 관찰하고 조사하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현재 우리나라 바다에는 1,400종이 넘는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수는 매년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이어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류인 쿠로시오 해류의 지류를 타고 다양한 어류의 알이 제주도로 유입되는데요. 이 해류에서 파생된 지류가 제주도 남쪽, 서귀포 근해를 통과합니다. 보통 여름에 도착한 알은 부화하더라도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를 ‘사멸회유어’라고 부르죠.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는 종들도 새롭게 관찰되고 있어요. 저는 이러한 미기록종들의 이동 경로를 조사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피쉬본(Fishbone)’을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전시도 열고 계신다고요. ‘피쉬본’이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조기 어획 시 그물에 걸리는 물고기 중 약 20%는 조기 외의 다양한 어류입니다. 수심 100m가 넘는 해저에 그물을 설치하다 보니 낚시나 다이빙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학술적으로 가치 있는 어종들이 잡히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모두 항구에 버려져요. 양식장에서도 사료 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작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폐기되고요. ‘피쉬본’은 이렇게 어업 특성상 폐기되는 물고기들을 채집해 ‘골격 염색 표본’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일본의 경우 초등학교 생물 과목에서 어류의 형태와 구조를 배우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교육 자료가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피쉬본 프로젝트를 통해 도감을 제작하거나, 표본을 박물관에 기증하는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가장 좋아하는 계절의 제주 바다는 언제인가요?

가을이요. 바다는 지상과 달리 여름이 아닌, 10월 무렵이 되어야 비로소 따뜻해집니다. 넓은 면적 때문에 수온이 천천히 올라가기 때문이죠. 가을이 되면 저는 서귀포 섶섬으로 향해요. 10월에 섶섬 바다에 들어가면 100종이 넘는 어류를 만날 수 있어요. 늘 다이빙하는 약 50m 범위의 특정 구역이 있는데, 그곳에서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수중 촬영 장비로 물고기들을 관찰합니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당신만의 방식이 있다면요?

서해안만큼은 아니지만 제주도 조석 간만의 차가 상당히 커요. ‘물때’ 앱을 활용해 간조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바다로 나가면 하얗고 드넓은 모래사장이 드러난, 제주 바다의 새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다양한 해양 생물도 관찰할 수 있고요. 특히 음력 15일 전후,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데요. 그래서 저는 ‘오늘 달이 동그랗네’ 싶을 때는 차를 몰고 나가 해안 드라이브를 즐깁니다.

바다에서는 어떤 옷차림을 해야 할까요?

바다에 나갈 때는 편안하고 기능적인 옷차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고, 기온 변화에도 잘 대응하면서 최대한 오래 머물며 연구를 할 수 있으니까요. 햇볕이 강할 때는 자외선 차단을 위해 긴 소매의 얇은 셔츠를 착용하기도 하고, 쌀쌀할 때는 방풍 기능이 있는 아우터를 걸치기도 합니다. 시시각각 바다 날씨가 변화하니 몇 가지 아이템을 상비하는 게 좋죠. 유니클로에는 다양한 기능성 웨어가 있어서 큰 도움이 돼요. 에어리즘과 히트텍은 필수고요,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UV 프로텍션 파카도 구비하려고 해요. 휴대 가능한 경량 파카라 부담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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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인터뷰

제주를 기반으로 ‘건축사사무소 오’를 운영하고 계시지요. 원래 제주 출신이신가요?

서울에서 건축·도시환경 디자인 업무를 하다가 제주로 오게 되었어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일상적인 집을 짓고 싶다’라는 꿈이 있었고, 주택 문화가 잘 남아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제주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느꼈죠. 이곳에 온 지도 이제 10년쯤 되었네요. 제주는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는 곳처럼 느껴졌어요. 치열하게 달려야 했던 서울의 빠른 속도와 그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제주의 리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제게는 가장 큰 도전이었고요. 요즘은 제주의 근대 건축을 기록하며 건축의 역사적 가치를 배우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건축을 실현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주택을 짓는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일상을 디자인하는 일인데요. 제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도시와 무엇이 다른가요?

제주에서 집을 짓는 분들은 제주의 풍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마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법을 고려하죠. 그래서 제주에서 건축을 할 때는 외부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돼요. 획일화된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중심의 주거 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덕분에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다양한 주거 방식에 대해 열린 관점을 갖고 있죠. 이를 바탕으로 거주자의 삶의 리듬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건축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참 변덕스럽네요. 제주의 기후가 건축에 영향을 많이 줄 것 같아요.

맞아요. 기후 조건은 건물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죠. 특히 제주처럼 바람이 센 지역에서는 바람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요.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유지 관리 측면까지 세심하게 계획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고요. 건물의 배치부터 내부 동선을 따라 공기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고, 염분을 머금은 해풍과 한라산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기후 패턴도 면밀히 고려해야 하죠. 흥미로운 건, 마을 단위마다 그 풍토가 조금씩 다르다는 거예요.

제주의 기후가 건축 자재나 소재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소재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에 앞서 건축적 맥락이나 관계적 관점을 먼저 바라보려 해요. 기후나 풍토뿐 아니라 마을과 건축물의 관계, 지속 가능성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민한 뒤에 그에 맞는 소재를 선택하는 식이죠. 지역의 공동체적 질서와 관계의 균형을 고려하는 접근이랄까요? 서울에서는 독창적인 건축물 자체가 중요할 수 있지만, 공동체 문화가 강한 제주에서는 건축물이 주변 풍경에 얼마나 조화롭게 스며드는지가 더 중요해요. 건축물은 개인의 소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을의 일부이기도 하니까, 그 접점을 잘 찾아야 하죠. 거주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지역의 정서와 어우러지는 건축을 추구해요.

외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요?

애월읍 신엄리 근처 바닷가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디자인한 카페 ‘앙데팡당(Independant)’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제주 근대 건축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작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주의 우수건축자산 중 하나인 ‘소라의 성’과 ‘제주책방’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주의 특색 있는 건축 자산을 발굴하고 확장하며, 지역의 건축적 흐름을 연결하는 일에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기존 건축물의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그 가치를 보전하는 방식 또한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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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크루 인터뷰

제주러닝크루(JejuRC)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규호 군 복무를 마친 뒤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했고, 제주도가 호주와 가장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에 반해 이곳에 취업하면서 아예 이주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제주에 온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이주 초기에는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경치도 즐길 겸 혼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친구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6년 전 러닝 크루를 결성했어요.

현재 크루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이규호 정회원은 약 70명 정도이고, 외부에서 방문하는 게스트들이 함께할 땐 최대 150명까지 참여하기도 합니다.

보통 어떤 경로로 달리시나요?

이규호 제주시 근처에서 주로 달립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제주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달리기는 조금 어려워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에 모여 함께 달립니다. ‘번개 러닝’이라고 해서, 요일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거의 매일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주말이나 특별한 날엔 해변이나 산으로 가기도 해요.

제주러닝크루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한누리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까지 제주에서 생활했어요. 발레를 전공하러 서울로 갔고, 잠시 무용단 생활을 한 후 5년 전 제주로 돌아왔죠. 이곳에서 스포츠 의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한때 무용을 했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운동을 거의 못하고 지냈어요. 체력이 점점 떨어져서 이를 보강하기 위해 러닝 크루를 찾게 됐고요. 유년 시절에는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요즘 러닝을 하면서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러닝 루트를 소개해 주세요.

이종해 애월이나 함덕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파도 소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호흡이 정리 됩니다.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달리는 그 감각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는 경험입니다.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는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와 매번 새로운 기분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한누리 저는 바다보다 숲을 더 좋아해서 ‘장생의 숲길’을 추천해요. 절물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삼나무 숲길인데,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 형성되어 있어요. 빽빽하게 우거진 삼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흙길은 총 길이만 11km가 넘고, 끝까지 오르는 데 3시간 이상 걸려요. 상쾌한 숲속 공기를 들이마시며 달리면 과장을 좀 보태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 들어요.

이규호 개인적으로 한라산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장거리 트레일 러닝 선수로 활동해서, 평지보다 산을 자주 달리거든요. 저 같은 러너들에게 한라산은 매우 특별한 장소라고 할 수 있죠.

한라산에서 러닝이라니, 정말 힘들 것 같은데요!

이규호 달리기와 하이킹을 결합한 운동을 트레일 러닝이라고 하는데요. 실력이 아주 뛰어난 상위 10% 선수를 제외하면, 사실 대부분의 러너는 오르막길을 걸어서 올라가요. 그래서 많은 러너들이 트레일 러닝에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부담스러운 코스는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오르막길은 천천히 걷고, 내리막길이나 평지에서는 자유롭게 뛰도록 조언합니다. 속도를 내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자연 속에서 그 경험 자체를 즐기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의 독특한 지형과 생태계를 즐기기에 트레일 러닝만큼 적합한 운동도 없다고 생각해요.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험준한 산과 달리, 한라산은 비교적 완만해서 입문자에게도 좋으니 꼭 한번 도전해 보세요!

러닝할 때 옷차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요?

한누리 도심이 아닌 자연 속을 달릴 땐 지면이 울퉁불퉁하고 흙도 많이 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두운 색상의 운동화를 추천해요. 그리고 저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숲이나 산을 달리다가 뱀을 맞닥뜨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장재영 이번 촬영을 계기로 유니클로의 기능성 웨어를 처음 입어봤는데, 사실 러닝 전문 브랜드가 아니어서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착용해 보니 정말 편하고 착용감도 좋아서 놀랐어요. 장거리 마라톤 대회나 속도가 중요한 레이스가 아니라면, 가벼운 러닝과 일상복 모두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하연지 저는 특히 날씨에 따라 옷차림을 조절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더운 날엔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추운 날엔 보온성이 높은 옷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편안한 착용감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옷을 선호하고, 웬만하면 제가 좋아하는 색상의 옷과 신발을 착용하려고 하죠. 그래야 힘들 때도 힘이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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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호 인터뷰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다 농부가 되셨다고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출근길이 유난히 힘들게 느껴졌어요. 당시 망원동에 살고 있었는데, 9호선을 타고 봉은사역 근처 회사까지 가는 길이 갑자기 막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는 강한 갈망이 생겼어요.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형이 제주도에서 당근 농사를 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거든요. 며칠 함께 지내보니 그의 일상이 평온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현재 어떤 작물들을 재배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당근과 단호박만 재배했는데, 시즌 한정 작물만으로는 수익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주변 청년 농부들과 함께 조금씩 품종을 늘리기 시작했죠. 현재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당근, 감자, 자색무 같은 제철 농작물과 천혜향, 한라봉 같은 과일을 판매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마트팜에서 로메인, 깻잎, 그리고 유러피안 샐러드 채소 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외에 반려견을 위한 동결건조 간식도 함께 판매 중이고 장아찌 같은 가공식품도 준비하고 있어요. 특히 요즘에는 당근으로 만든 착즙 주스가 반응이 좋아요.

우리나라 당근의 약 70%가 제주산이라고 하던데요, 특히 구좌읍에서 생산한 당근의 맛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근 같은 뿌리채소는 기온이 낮아지면 풍미가 더욱 깊어져요. 추운 날씨 덕분에 잎과 줄기로 가던 영양분이 뿌리로 집중되고 당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신선하고 달콤한 맛을 내게 되는 거죠. 또한 뿌리채소인 당근은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구좌읍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흑색 화산회토가 많아서 배수성이 좋고 양분도 풍부해요. 이러한 환경은 당근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고, 이에 따라 유난히 달고 향이 짙은 당근이 만들어지는 거죠.

농부는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익 구조나 전문성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계신가요?

농사일을 직접 해보니 정말 어렵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하우스를 운영하는 대표님과 제주에 먼저 정착한 선배들에게 배우며 함께 힘쓰고 있죠. 기존의 방식을 넘어선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농사를 시작한 지 5년쯤 됐는데, 이전 회사에서의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 MD와 VMD, C/S 등 다른 파트의 업무들이 지금의 ‘그저제주’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제주에서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주도가 섬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자발적인 고립 속에서 오히려 여유를 느끼게 되고,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깊어지는 느낌이에요. 회사에 다닐 땐 매년 진급이나 연봉 인상을 통해 만족을 느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부의 인정을 통해 얻은 만족이었죠. 지금은 하루 일정과 직업적 비전을 제가 직접 조정하고 실행하는 삶이라, 자기 주도적인 측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워요. 현대 사회는 너무 많은 정보와 연결로 가득 차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고 느끼는데, 제주에서 살면서 그와 반대되는 가치를 경험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동네에 버거킹이 하나밖에 없는데, 버거를 먹을 때마다 그 맛을 더 깊이 음미하게 되더라고요. 인생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소중한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진 것 같아요.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아침에 일어나면 택배 작업부터 시작해요. 요즘은 미니 단호박을 재배하기 위한 ‘육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씨앗을 모판에 뿌려 모종을 만드는 시기입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육묘 후에는 작은 터널을 만들어 인큐베이팅을 해야 해요. 이후 액체 비료를 주며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여름이 다가오고, 이후 수확을 위해 밭을 갈아엎어야 하죠. 이렇게 계절의 순환에 맞춰 농사의 일과가 돌아가요. 당근은 이제 거의 수확을 마무리하는 단계예요.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수확량이 많이 줄었지만요. 이후의 일과는 다소 랜덤하게 이뤄지는데, 스스로 게을러지지 않도록 저만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반려견 하루키와의 산책도 하루 루틴 중 하나고요. 매주 목요일마다 제주시에서 러닝을 해서, 그 일정에 맞춰 미팅이나 장보기 같은 업무를 한꺼번에 몰아서 정리해요.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로군요!

맞아요. 그 삶이 주는 감각의 세계는 정말 놀라워요. 이전에는 마트에서 언제든 당근을 살 수 있으니, 당근이 1년 내내 나오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실제로 밭에서 일하다 보면 ‘당근 향이 이렇게 좋았던가?’ 하고 새삼 놀라게 돼요. 밭에서 자란 당근에서만 맡을 수 있는 생명의 향기죠. 흙의 촉감도 신기하리만치 부드럽고 촉촉하고요.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면 저 멀리 파란 바다가 펼쳐지는 광경이 보여요. 그런 순간마다 내가 자연 안에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죠.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에서는 어떤 옷을 즐겨 입나요?

오늘 촬영하면서 입었던 것 같은 편안한 옷들이요! 농사일을 할 때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아요. 평소에도 유니클로 옷을 자주 입는데, 특히 기본 아이템인 반팔 티셔츠는 다양한 라인을 갖추고 있어서 유용해요. 오프라인 쇼핑을 자주 하진 않지만 새로운 매장이 생긴다니 꼭 가볼 생각입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다 보니, 옷을 직접 보고 소재를 만지는 경험이 새롭게 느껴져요. UNIQLO : C 라인에서 새로 나온 오버사이즈 셔츠들이 근사해 보여서,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입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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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샤 인터뷰

‘산토샤’는 무슨 뜻인가요? 비건 식당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지향하는지요?

김아영 산토샤(Santosha)는 산스크리트어로 ‘완전한 만족’을 뜻해요. 단순히 항상 만족하는 상태가 아닌, 최선을 다한 끝에 찾아오는 깊은 수용과 평온함을 의미하는 단어죠. 계절을 담은 채식 요리를 통해, 산토샤를 찾는 분들이 자연의 리듬 속에서 진정한 만족을 경험하시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에요. 셰프인 저희 역시 요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산토샤를 느끼길 바라고요. 산토샤는 지속 가능한 채식을 지향합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음식이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계절과 절기의 흐름을 따라 몸과 마음에 필요한 음식을 소박하게 차려내고자 해요. 자연과 농부가 정성껏 길러낸 채소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소개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최소한의 조리로 채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요리를 만들고 있어요.

두 분은 어쩌다 제주에 정착해 산토샤를 함께 운영하게 되었나요?

김동한 저는 서울에서 지내다 제주에 온 지 3년쯤 되었어요. 지난봄, 산토샤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처음 아영을 만났고, 이후 아영이 운영하던 ‘알아차림 클럽’에 참여하면서 더욱 가까워졌죠. 알아차림 클럽은 명상, 요가, 러닝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함께 나누는 모임인데, 조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어느 날 아영이 “아침밥을 한번 만들어보지 않겠냐”라고 제안했고, 그렇게 음식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산토샤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김아영 저는 대도시에서만 살다가 제주에 이주한 지 5년이 되었어요. 런던 유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자연에 대한 깊은 동경으로 제주에 오게 되었죠. 2021년 여름에 산토샤를 열었고, 2023년 겨울부터는 ‘알아차림 클럽’을 시작했어요. 혼자 수련하기가 쉽지 않고, 저처럼 도반(함께 도를 닦는 벗)이 필요한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만든 모임이었죠. 지난해엔 ‘알아차림 러닝 클럽’도 만들었고요. 다 함께 새벽을 여는 이 모임을 통해, 어둠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듯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중이에요. 조건 없는 사랑의 의미도 배우고 있고요. 지난해부터 손님에서 도반이 된 동한과 함께 산토샤에서 요리하게 된 인연에도 감사하고 있어요.

두 분은 어떤 계기로 ‘비건’이 되셨나요?

김아영 런던에서 유학하던 시절, 함께 살던 하우스메이트들이 비건이었어요. 어린 저의 눈에는 영국인 친구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그저 멋있게 느껴졌고, 그들의 생활 방식을 자연스럽게 따라 한 게 첫 시작이었죠. 그 무렵만 해도 한국에서 채식은 스님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어요. 그래서인지 귀국 후 저 또한 채식에 대한 결심이 흐지부지되었고요. 그러다 2015년 결혼 후 긴 신혼여행을 떠났고, 우연히 뮌헨 비건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전환점을 맞았어요. 그곳에서 처음으로 소 도축 영상을 봤는데, 전혀 윤리적이지 않은 시스템에 큰 충격을 받았죠. 그때를 기점으로 베지테리언으로 지내다가 아이를 낳고부터는 비건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저에게 비건은 단순히 채식을 실천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모든 생명과의 연결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해요.

김동한 예전에는 고기가 없으면 식사했다고 느끼지 않았던 저였어요. 그런데 2023년 봄, 아마존 정글에서 열이틀을 보내고 난 뒤 자연스럽게 채식으로 전환하게 됐죠. 한 인간으로서 지구와 나, 그리고 이 행성의 모든 생명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중 하나가 채식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채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남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거예요. ‘I am What I Eat’이라는 말처럼,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제주에서의 일상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요소는 무엇인가요?

김아영 많은 사람들이 제주 하면 바다를 떠올리지만, 저는 서귀포의 숲을 더 좋아해요.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이 공존하는 제주 숲에는 자생하는 식물군이 무척 다양하거든요. 어릴 적 부모님이 화원을 하셔서 화단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있는데, 제주 숲을 거닐다 보면 그때의 익숙한 향기가 종종 떠올라요. 바다만큼이나 넉넉하고 다채로운 숲이 저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그 안에서 깊은 치유를 경험하고 있어요. 또한 그 숲처럼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정다운 이웃들이 있어, 제주에서의 삶이 더욱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김동한 날씨가 좋은 날엔 바이크를 타고 수월봉에서 사계 해변까지 라이딩을 해요. 가끔은 집 근처 군산오름에 올라 노을을 감상하기도 하고요. 쉬는 날엔 제주에 와서 알게 된 지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또한 제주에 이주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요가와 명상을 하루 루틴처럼 꾸준히 이어가려 하고 있어요.

제주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해변이나 숲길, 오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럽습니다. 제주에서 비건 식당을 운영하면서 자연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요?

김아영 요리를 하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누구보다 민감하게 감지하게 돼요. 지금 땅에서는 무엇이 올라오고 있는지, 어떤 꽃이 피고 어떤 열매가 맺히는지를 항상 살펴보게 되죠. 우리는 마치 지도를 따라가듯 계절을 읽고, 그 계절이 품고 있는 가장 풍성하고 싱그러운 것을 식탁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씨앗이 움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후 다시 씨앗을 남기는 순환의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모든 것이 자연의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더욱 선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자연은 어떤 것도 서두르지 않아요.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그저 가장 적절한 때를 기다려 피고 지기를 반복하죠. 그 모습을 보며 제 삶을 돌아보게 돼요. ‘나는 지금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고 있나?’ 생각하면서요.

제주를 탐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아영 제주에 오셨다면 자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바라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돌보지 못했다면, 이곳에서는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해 보시길 추천해요. 몸과 마음은 내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나의 몸이 하나의 신전(神殿)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정성껏 돌보고 가꾸어야 해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그러니 제주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자신을 가장 귀하게 대접하는 일정으로 하루를 채워보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즐겨 입는 옷의 조건이 있다면요?

김동한 화려하지 않은 색상에 착용하기 편안한 옷을 좋아해요. 많은 것을 담아낸 옷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기본에 충실한 옷을 선호합니다. 예전에는 옷을 나를 꾸미기 위한 수단처럼 여겼다면, 요즘은 옷이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사용자의 편의를 생각한 유니클로의 옷을 즐겨 입습니다.

김아영 요리를 하고, 손님 맞는 일을 하다 보니 활동성이 좋고 간결한 디자인의 옷을 자주 입어요. 한 벌을 오래 입는 편이고, 비건으로서 자연 친화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면이나 마 소재의 옷을 선호합니다. 유니클로의 후리스 자켓과 윈드블럭 역시 자주 입는 아이템이죠. 제주도는 내륙보다 기온이 따뜻한 대신 바람이 자주 불고 체감온도가 낮은 편이어서, 적당히 얇고 가벼운 바람막이 재킷이 필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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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인터뷰

제주도에서는 어디를 가든 돌담을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제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는 돌담이 낯설고 흥미롭게 느껴지지만 오랫동안 제주에 살아온 이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일 것입니다. 제주의 땅은 돌로 가득 차 있고, 이곳 사람들의 일상은 늘 돌과 함께해 왔으니까요.이처럼 고유한 제주의 돌 문화를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요. 지금도 제주 외곽 지역에서는 직접 집 주변에 돌담을 쌓는 경우가 많아요. 농사 중 땅을 파면 자연스럽게 돌이 나오고, 정과 돌망치는 생활필수품입니다. 돌담은 제주에서는 일상인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동시에 집과 집 사이의 경계를 나누는 역할을 하죠.

제주에서는 돌담 쌓는 석공을 제주 말로 ‘돌챙이’라고 부른다고요. 제주에 와서 돌챙이가 되기까지의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내가 오래 전부터 제주에서 살고 싶어 했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고요. 아내는 빈티지 소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고 지금은 공방을 준비 중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요식업에 종사했지만 제주에서는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전부터 인테리어와 건축 자재에 관심이 많아 서울에서 가게와집을 셀프로 꾸미기도 했고, 석공이라는 직업에 대한사전 지식도 있었고요. 2년 전 제주로 이주한 후,경력이 풍부한 선생님들을 찾아가 배우기 시작했고 차근차근 기술을 익혀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석공으로서 바라보는 ‘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돌은 아주 기초적이고 원초적인 재료입니다. 단순히 구조물을 만드는 수단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죠. 돌은 종류에 따라 쓰임새가 다른데, 예를 들어 현무암은 단단하진 않지만 표면이 거칠고 입체적인 형태를 지녀 돌 놓는 방향이나 순서에 따라 모양새와 견고함이 달라집니다. 현무암으로 제대로 쌓은 돌담은 곳곳에 구멍이 있어도 사람이 일부러 건드리지 않는 이상, 태풍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제주의 돌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주의 돌 문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제주돌문화공원은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지난해 봄에는 제1회 돌챙이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어요. 10월에도 돌챙이 축제가 열리는데 솜씨가 좋은 돌챙이들이 살았던 한림읍 동명리 문수동에서 열리는 축제입니다. 돌빛나예술학교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문수동, 돌 자파리’라고 해요. 문수동의 소문난 돌챙이들 중 한 분이었던 고 조창옥 선생님의 아드님이자 미술을 전공하고 돌빛나예술학교에서 석공을 양성하고 있는 조환진 교장의 주도로 2023년부터 이어가는 행사죠. 아일랜드, 일본, 이탈리아 등 돌담 문화가 있는 여러 나라의 전문가, 예술가들도 참여하는 국제적 행사입니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산방산 근처도 추천하고 싶어요. 산방산은 약 80만 년 전, 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거대한 종 모양의 산입니다. 해발 150m 높이의 굴 안쪽에 있는, 불상을 모신 ‘산방굴사’에 방문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요즘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애월읍 장전리에서 공원 조성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 석수들은 농사를 짓거나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요,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익혀 작품을 만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돌 조각에 관심이 생겨, 함께 일하는 선생님께 하나하나 배우며 도전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작업할 때는 활동성이 중요할 텐데, 어떤 옷을 즐겨 입으세요?

한여름을 제외하면 사계절 내내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꼭 챙겨 입습니다. 제주는 일교차가 크고, 겨울에는 너무 두꺼운 옷을 입으면 움직임이 불편하거든요. 평소에는 이너로 히트텍을 입고 그 위에 셔츠나 후디 같은 편안한 옷을 걸쳐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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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화 인터뷰

현재 제주 동부 구좌읍에서 동화마을을 운영하고 계시지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공간들이 모여, 말 그대로 하나의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곳인데요.

기존에 주방 기구를 테마로 한 관광지였던 ‘셰프라인체험랜드’를 인수해, 5년 여의 리뉴얼 끝에 지난 2023년 9월 21일 동화마을을 개장했어요. 3만여 평 부지에 한라산 꿈오름 폭포정원, 주상절리 특수목정원, 세계수국정원 등 총 12개의 테마로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향기체험관 같은 농어촌 체험학습관은 물론, 제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제이팜정육식당, 미스터밀크, 송당산들네식당도 등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또한 제주의 특산품과 관광 상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 및 판매하는 제스코 관광마트,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인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점, 스튜디오 지브리 공식 매장인 도토리숲 등이 자리하고 있지요.

동화마을을 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제주에 제대로 된 관광지를 조성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주에서 관광업은 중요한 생계 수단이기도 하지만, 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제주다운 정체성을 담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그 핵심은 ‘제주에서 난 재료로, 제주다운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지난 23년간 보존할 가치가 있는 제주의 자원들을 수집했습니다. 그것들을 전시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동화마을의 문을 열게 되었고요. 마을의 구조, 공간 구성, 각 정원의 테마 등 전체 기획 역시 모두 제가 직접 맡았어요. 제주라는 지역과 이곳에서 자란 자연물은 그 자체로 저에게 종교와 같은 의미를 지녀요. 동화마을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저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자 만든 공간이기에 제주도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제주 동부 오름군락 중심부에 위치해, 주변 오름 능선의 경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공원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나무와 꽃이 그 풍경 위로 자연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것 같고요.

제주만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시각화하기 위해, 수백 년 세월을 품은 팽나무, 조록나무, 배롱나무 등 제주 고유의 나무들과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자연석 5천여 점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했어요. 또한 제주산 수국 5천여 본과 네덜란드에서 직수입한 약 30종의 신품종 개량 수국 2만여 본을 식재해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다채로운 수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지요. 귀띔하자면, 수국 재배 면적만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가을의 억새정원과 겨울의 동백꽃길, 제주 팽나무로 이루어진 팽나무숲길 역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요.

제주의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로 돌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동화마을 안에 전시된 다양한 자연석과 석상이 눈에 띕니다.

도굴 및 훼손, 해외 반출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동자석의 문화적 가치를 계승하고 보전하기 위해 문화재급 상석류 약 200점을 수집해 ‘신들의 정원’에 전시하고 있어요. 또한 옛 문헌과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동자석 복원 작업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은 제주 내에서도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보존과 복원의 가치는 더욱 커지리라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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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주 인터뷰

제주에 살아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제주에 살면서 숲과 들, 바다, 그리고 매일 뜨고 지는 태양과 달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자연이 전하는 삶의 질서와 각 생명체의 고유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저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선명한 제주에서의 시간은 작업에도 무한한 영감을 줍니다.

최근에는 김금희 소설가의 에세이 『나의 폴라 일지』 커버 작업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키티버니포니 등과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개인 작업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셨는데요.

네, 최근에는 김금희 작가의 에세이를 비롯해 책 커버 작업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축제 포스터나 접시, 컵 같은 물건에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기도 하고, 제가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하기도 해요.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릴 개인전을 준비하며 개인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올해의 변화라면 변화이고요. 브랜드와의 협업에서는 주로 디지털 작업을 했지만 이번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경험한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제주에 정착한 후 그림의 소재에 변화가 있었나요?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이렇게 넓게 뻗은 수평선과 지평선을 일상적으로 본 일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시야가 탁 트여 있었어요. 그때는 멀리 보이는 풍경을 많이 그렸죠. 날씨가 좋을 때면 도구를 들고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 풍경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가까운 것들에 시선이 머물더라고요. 마당에 키우는 꽃, 우리 집 고양이, 집 앞의 나무 같은 것들이요. 더 나아가 시간이 흐르면서 저의 내면에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되기도 했어요. 시선이 이렇게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 참 신기하죠.

집과 작업실을 꾸릴 때, 지금의 동네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제주 동쪽은 제가 가장 많이 여행했던 곳이라 우선 익숙했어요. 아름다운 바다와 숲,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어 이곳을 선택하게 된 것도 있고요.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해변과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중산간의 비자림 또한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체육관, 도서관, 카페, 빵집, 그리고 단골 식당까지, 이 동네를 떠나기 어려운 이유가 자꾸 늘어나고 있어요. 마을 어귀에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데, 4년 넘게 살아본 결과 정말 정 많고 다정한 이웃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 그보다는 ‘인정 많은 마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일상에서 가장 자주 가는 공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새벽 운동을 마친 후에 동네 도서관 ‘동녘’에 들러 시간을 보내는 게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었어요. 특히 봄과 가을이 좋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벤치에서 아침을 먹고, 아늑한 열람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메일을 쓰고, 책을 읽습니다. 책장 사이, 창가에 기대앉아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에 보호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제주에서의 삶이 주는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연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다르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는 걸 배웠어요. 마찬가지로 사람 또한 몸과 마음이 자기답게 존재할 때 가장 자연스럽다는 것도요. 요즘 저는 종종 “나는 진심으로 나답게 말하고 행동했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곤 해요. 모든 생명이 각자의 속도로 깨어나고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서, 저 역시 불확실한 일들 앞에서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하죠. 그만큼 옷의 기능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기능적이면서도 편안한 옷을 찾게 돼요. 운동할 때는 시원하고 땀 흡수가 좋은 유니클로의 에어리즘 라인을 즐겨 입어요. 그리고 유니클로 키즈 라인의 프린트 티셔츠도 좋아해서, 가장 큰 사이즈를 선택해 입곤 합니다.

제주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제주를 탐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해변이나 오름을 걸어보세요. 자연 속에 서 있으면 내가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바로 그 순간, 마음이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이 특별한 감정을 제주를 찾는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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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인터뷰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도자기 공방 겸 상점 ‘벨집’을 운영 중이시죠. ‘벨집’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제주에서는 ‘별나다’를 ‘벨나다’라고 해요. ‘별’이라는 음절을 ‘벨’이라고 발음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하늘의 별도 ‘벨’이라고 부르죠. ‘벨집’은 그런 제주어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말 그대로 ‘별난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벨집의 도자기는 검은색과 베이지색의 대담한 색감, 이국적이면서도 추상적인 형상이 인상적이에요. 제주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인가요?

네, 벨집의 도자기는 대부분 제주에서 마주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집니다. 제가 일상에서 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도자기를 통해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요.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제비와 야자수인데요, 4월쯤이면 출근길에 제비를 자주 만나게 돼요. 겨울을 동남아시아의 따뜻한 지역에서 보내고 제주로 돌아온 친구들이죠. 제 느낌에는 제비가 다른 새들보다 유독 낮게 날아서, 아침마다 자세히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자기에 담게 되었고요. 야자수도 즐겨 그리는 소재인데, 특히 키 작은 난대성 야자수는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굵고 하얀 꽃이 사방으로 피어나는 모습이 매우 회화적이에요. 그리고 공방 이름처럼, ‘별’ 역시 자주 사용하는 모티프 중 하나입니다.

도예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자연에서 온 재료인 흙으로 그릇은 물론, 장식품이나 가구 등 다양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물을 통해 제 생각과 감정을 말 대신 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모든 제작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제주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길 잘했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2022년, 여행으로 제주에 왔다가 이곳의 자연과 한적한 분위기에 매료돼 부동산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지금의 동네를 알게 됐고, 결국 이주를 결심하게 됐죠. 이곳 안덕면 화순리는 건물이 낮아 시야가 탁 트여 있어서,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서쪽 바다로 떨어지는 새빨간 일몰과 여름날 해무 속에 잠긴 풍경도 경이롭고요. 제주 토박이들의 정서와 이주민들의 마인드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다양한 생활 양식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런 일상 속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제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의 작업과 생활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가요?

제주의 토속신앙이나 신화 같은 고유한 문화를 좀 더 심도 깊게 연구해 이를 작업으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제주를 만든 여신 ‘설문대할망’에 대한 이야기가 있죠. 제주 곳곳에 솟아 있는 360여 개의 오름은 설문대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르다 치마에 난 구멍 사이로 흘러나온 흙이 쌓여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근처의 산방산은 설문대할망이 백록담의 봉우리를 뽑아 던져 생겨났다고도 하고요. 이처럼 설문대할망을 중심으로 한 신화는 각 지역의 지형과 맞물려 다양한 이야기로 전해지며, 제주의 향토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요. 이런 신비롭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작업 안에서 천천히 풀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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