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 The Power of Clothing No.28 ~
탐사 보도나 사회적 탐구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영화로 만나는 난민의 삶
「희망의 건너편(Other Side of Hope)」 시사회에서 아키 카우리스마키(Aki Kaurismäki) 감독은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난민을 불쌍한 피해자나 가난한 이민자로 여기거나 자신의 직장과 아내, 집, 차를 훔쳐갈 존재라고 생각하는 유럽인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영화가 난민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에서 발표된 새로운 난민영화기금(Displacement Film Fund) 프로젝트, 유니클로가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살아가는 난민과 망명자, 실향민들... 그들의 이야기를 널리 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네덜란드에서 개최되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IFFR)는 유럽을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입니다. 올해는 새롭게 난민영화기금이 발표되었고 영화감독 및 관계자 등의 패널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다음에서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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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단편영화 보조금 제도를 신설하여 영화 제작자 5인에게 시범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전 세계의 영화 제작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된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또한 믿을 수 있는 운영 파트너로서 이 기금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입니다. 상당한 규모의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축제이자 단편영화 제작 포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450편 중 절반 이상이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며 단편 또는 중편 영화입니다. 이제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할 수 있는 기금이 생겼다는 점에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IFFR)로서도 큰 전환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야 칼루제르치치(Vanja Kaludjercic, IFFR 페스티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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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영화기금은 난민 영화 제작자 또는 난민이라는 경험에 관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실제 제작 경험이 있는 영화 제작자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3년 유엔난민기구가 주최한 글로벌 난민 포럼(Global Refugee Forum)에서 관계자들이 모임을 가진 이후, 이니셔티브의 동력이 되어 준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또한 설립 멤버 중 한 명인 야나이 코지(Koji Yanai) 수석 경영 임원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클레어 스튜어트(Clare Stewart, IFFR 운영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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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67명 중 1명이 타의에 의한 이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놀라운 숫자 뒤에는 희망과 회복력, 상실의 이야기를 경험한 실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가 이러한 이야기를 널리 전하고 목소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우즈마 하산(Uzma Hasan, 패널 토론 사회자 / 영화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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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현재 매우 거대하고 긴박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주류사회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거의 10년 동안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해 왔는데요.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현장에서 수많은 난민과 망명자, 무국적자, 실향민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생한 경험이 저에게 영감을 주었죠. 그들의 회복력과 용기, 불굴의 의지에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그들은 엄청난 역경 속에서도 유머와 관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난민과 망명자, 실향민들이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널리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난민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특정 틀 안에 가두지 말고 주류사회에도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배우 / UNHCR 친선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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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영화 인프라가 없거나 매우 취약한 지역, 또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는 지역 등 세계 각지에서 30년 넘게 후버트 발스 기금(Hubert Bals Fund)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활동 분야는 아니지만, 이번에 그 규모를 확대했다는 것은 긴급 사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단편영화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의 특징이 매우 잘 드러나는 부문입니다.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는 단편영화의 모든 형식과 형태를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기금 조성 전략 및 협력 수준만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창의성 측면에서도 이러한 지원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목표입니다.
──타마라 타티쉬빌리(Tamara Tatishvili, 운영 파트너, 후버트 발스 기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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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20년 넘게 난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난민 지원을 시작했을 때는 그 인구가 3~4천만 명이었는데 현재는 1억 2천만명으로 3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보다 혁신적인 난민 지원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 기금은 매우 순수한 형태의 지원으로 난민을 돕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주류사회의 문제로 끌어 올리겠다는 진지한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야나이 코지(Koji Yanai,유니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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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레포(Aleppo)에서 일어난 5년의 내전 기간 동안 와드 알 카테압(Waad al-Kateab)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사마(Sama)를 낳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사마에게(For Sama)」는 2019년 칸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 영화상(L'oeil d'or)를 수상했습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 느꼈던 감정은 아무도 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좌절감이었습니다. 다들 강제 이주나 난민에 관한 이야기를 지겨워했고, 특히 영화관까지 찾아가서 그에 대한 영화를 볼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고 이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영화가 개봉되고 관객이 들면서 영화가 실제로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공감하시겠지만, 힘든 일상을 이겨내며 영화를 만들고자 할 때는 창의력과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지원이 필요합니다.
──와드 알 카테압(Waad Al-Kateab, 영화 제작자 / 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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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때 아민을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외부인의 입장에서 난민 다큐멘터리를 만든 게 아닙니다. 제 작품은 제 친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러한 이야기에서는 근본적이고 인간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와드의 영화 「사마에게」가 특히 감동적인 이유는 전쟁의 공포만이 아니라 사랑과 모성애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FLEE)」는 평소에 그러한 이야기를 접하지 않았더라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번에 신설된 보조금으로 제작자가 창의성을 발휘하여 난민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 모두에게 놀라움과 흥분, 감동을 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Jonas Poher Rasmussen,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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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부터) 클레어 스튜어트(Clare Stewart), 타마라 타티쉬빌리(Tamara Tatishvili), 반야 칼루제르치치(Tamara Tatishvili), 와드 알 카테압(Waad Al-Kateab), 우즈마 하산(Uzma Hasan),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Jonas Poher Rasmussen),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야나이 코지(Koji Yanai)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영화

야나이 코지(Koji Yanai) / 패스트리테일링 수석 경영 임원. 시부야 공중 화장실 17곳에 대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도쿄 화장실(The Tokyo Toilet)」과 빔 벤더스(Wim Wenders)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프로듀서.
영화계 인사 및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 학생 등 다양한 참석자가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글로벌 난민 포럼의 뒷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1: 유니클로가 난민영화기금 설립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4년마다 개최되는 글로벌 난민 포럼이 있는데 그곳에서 난민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합니다. 유엔난민기구를 주축으로 정부와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하여 난민 및 공공 대표들과 교류하는 포럼이죠.
2023년 일본이 공동 주최한 포럼에 비즈니스 발표자로서 유니클로를 대표하여 참석하게 되었는데요.
전날 밤,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맞은편에는 난민 출신이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자이기도 한 키 호이 콴(Ke Huy Quan)이 앉아 있었죠.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베를린에서 유학 중인 난민도 있었고 중동에서 난민을 지원하는 기업의 오너도 있었습니다. '난민'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큰 고통과 아픔을 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릴 수 있다면 더 많은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민이었던 키 호이 콴이 배우가 된 것처럼 난민도 배우와 감독,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난민'이라는 한 단어로 그들을 정의하지만, 사실 과거에는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을 하던 사람들입니다. 그 자리에서 난민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간대가 달랐지만 정기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만났고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의 지원을 받아 난민영화기금을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Q2: 이 프로젝트는 유니클로의 다양한 난민 지원 프로그램과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유니클로는 4가지 영역, 즉 긴급 지원 및 의류 지원, 자립 지원, 취업 지원을 통해 난민을 지원합니다. 핵심은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난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난민'이라고 쉽게 일반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야만 했던 각각의 개인입니다. 우리의 지원은 그들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야나이 코지 수석 경영 임원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Cox’s Bazar) 난민 캠프에서 사진을 통해 현지의 상황을 전하고 있는 로힝야족 난민 사진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난민을 외부인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난민영화기금과 유니클로 지원 프로그램의 공통점입니다. 영화는 언어와 국경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난민 문제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영화는 마음을 일깨우는 특별한 마력이 있습니다.
Q3: '난민 영화'로 추천할 만한 작품이 있다면요?
난민영화기금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의 「나의 집은 어디인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한 청년의 경험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인데요. 단순한 난민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개인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계에서 큰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FLEE)」 /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3개 부문(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최우수 국제 장편 영화) 후보. 2021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 Jonas Poher Rasmussen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The Old Oak)」도 추천작입니다. 영국 북동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시리아 난민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술집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힘겨운 시간을 살아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놀라운 작품입니다.
워릭 로스(Warwick Ross)와 로버트 코(Robert Coe)가 감독한 유쾌한 다큐멘터리 「블라인드 앰비션(Blind Ambition)」도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짐바브웨 출신의 난민 4명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소믈리에로 일하다가 국제 대회에 나가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야기처럼 역경에 맞서는 긍정적 에너지를 담고 있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블라인드 앰비션(Blind Ambition)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로 일하게 된 짐바브웨 난민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 2020 Third Man Films Pty Ltd / Sold by Albatros
유니클로, 난민영화기금 지원
유니클로는 난민영화기금의 설립 파트너로서 10만 유로를 기부했으며 난민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난민과 관련된 강렬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영화 제작자를 지원하는 이 이니셔티브는 난민 생활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돕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유니클로의 "Made for All" 철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난민영화기금은 난민 영화 제작자 또는 난민이라는 경험에 관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실제 제작 경험이 있는 영화 제작자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2025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의 주도로 단편영화 보조금 제도가 시범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마스터 마인드(Master Mind) 및 유니클로(UNIQLO), 드룸엔다드(Droom en Daad, 꿈과 행동), 타머 가족 재단(Tamer Family Foundation), 아마호로 연합(Amahoro Coalition) 등이 설립 파트너로, 후버트 발스 기금(Hubert Bals Fund)이 운영 파트너로, 유엔난민기구(UNHCR)가 전략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2025년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난민영화기금은 10만 유로 상당의 보조금으로 최대 5편의 제작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해당 기금의 목적은 현지 촬영 여건 및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제한적인 국가와 지역의 영화 제작자가 소외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칸 영화제 패널 토론에 앞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가 발표한 5명의 영화 제작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마리나 에르 고르바흐(Maryna Er Gorbach), 소말리아의 모 하라웨(Mo Harawe), 시리아의 하산 카탄(Hasan Kattan), 이란의 모하마드 라슬로프(Mohammad Rasoulof), 아프가니스탄의 샤르바누 사다트(Shahrbanoo Sadat).

난민영화기금 영화 제작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하산 카탄, 마리나 에르 고르바흐 (제공: Rafal Nowak), 모하마드 라슬로프, 샤르바누 사다트, 모 하라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