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zo Tange and
Harvard University

Editing by Kosuke Ide

일본의 현대 건축사의 대표 주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건축가 단게 겐조

요요기 국립 경기장 (Yoyogi National Gymnasium) 본관을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으로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 (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의 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최첨단 기술이었던 서스펜션 구조의 지붕이 지닌 아름다운 선이 돋보입니다. 반세기에 걸친 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도면들은 현재 보존 작업을 거친 후 대학교 캠퍼스 내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건축가가 직접 우리에게 ‘말하는’ 것

1964년, 경제 발전기에 접어든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영과 다이빙 경기가 열린 요요기 국립 경기장은 일본의 건축적 우수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써 발전하는 모습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건축 대가인 단게 겐조의 명성도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되었던 1964년 가을의 요요기 국립 경기장

Photography by The Asahi Shimbun, Getty Images

1964년 9월, 막 공사가 끝난 요요기 국립 경기장 앞에 선 단게 겐조

Photography by Tange Associates

당시 관중들이 가장 크게 감탄한 부분은 현수교를 닮은 듯한 거대한 서스펜션 지붕이었습니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와이어 케이블의 엄청난 인장 강도 덕분에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경기장에는 사람들의 시야를 막는 기둥이 존재하지 않았죠. 전통 건축 양식을 연상시키는 현수 형태는 곧바로 현대 건축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1913년에 태어나 21세기를 맞이한 단게 겐조는 일본 건축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가 작업한 건축 프로젝트는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 도쿄의 성마리아 대성당, 가가와 현립 체육관, 엑스포 ‘70의 마스터 플랜,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 그리고 신구 도쿄 도립 정부 청사 등 무척 다양합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자신의 활동 범위를 전 세계로 넓히며 30여 개 나라에 자신의 건축물을 세웠습니다. 또한 마키 후미히코(Fumihiko Maki), 이소자키 아라타(Arata Isozaki), 구로카와 기쇼(Kisho Kurokawa), 타니구치 요시오(Yoshio Taniguchi) 등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저명한 건축가들의 스승이었으며, MIT와 하버드 대학교는 물론 도쿄 대학교 등 세계 곳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1964년 9월, 막 공사가 끝난 요요기 국립 경기장 앞에 선 단게 겐조

Photography by Tange Associates

2005년 9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 몇 해 전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펼친 단게 겐조는 오랜 경력만큼 엄청난 양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긴 세월 동안 그가 작업한 도면과 모형은 지금 미국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에서 수집 및 보존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의 컬렉션이 미국에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아버지 단게 겐조는 항상 미래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고,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조립하고 난 다음에는 설명서를 다시 보지 않는 것처럼 아버지는 일단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면 그 도면에는 애착을 갖지 않았죠. 자신이 남긴 자료가가질 높은 문화적 가치를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건축가가 되어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르며 단게 건축 사무소(Tange Associates)의 대표로써 활동하고 있는 단게의 아들 폴 노리타카 단게 (Paul Noritaka Tange)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소 짓습니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면서 엄청난 양의 자료를 남겼지만, 상당 부분은 이미 훼손된 상태 였습니다. 찢어진 페이지에 셀로판 테이프가 균열을 일으켜 부식되기도 했죠. 모든 것을 제대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많은 시간, 에너지가 필요 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모두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기관을 찾아보게 되었죠. 가장 중요한 점으로후손들을 위해 잘 보존될 수 있는 가를 확인한 후,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Courtesy of the Weissman Preservation Center, Harvard Library

요요기 국립 경기장 본관에 있는 다이빙 보드의 도면과 사진. 1964년 도쿄 올림픽 기간 중 미국 수영팀의 어느 코치는 "언젠가 이 다이빙 보드 아래에 뼈를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다이빙 보드는 철거되었습니다). 단게 건축 사무소는 2020 도쿄 올림픽의 수영장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이빙 보드는 1964년 올림픽 때 사용된 것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올림픽의 기준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였습니다.

Photography by ©Osamu Murai

Photography by ©Osamu Murai

Courtesy of the Weissman Preservation Center, Harvard Library

요요기 국립 경기장 본관에 있는 다이빙 보드의 도면과 사진. 1964년 도쿄 올림픽 기간 중 미국 수영팀의 어느 코치는 "언젠가 이 다이빙 보드 아래에 뼈를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다이빙 보드는 철거되었습니다). 단게 건축 사무소는 2020 도쿄 올림픽의 수영장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이빙 보드는 1964년 올림픽 때 사용된 것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올림픽의 기준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였습니다.

이후로 단게 겐조의 컬렉션은 하버드 대학교의 보호 아래 놓이게 됐지만, 폴의 이야기처럼 이 모든것을 보존하고 지키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이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받아들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이곳의 학장인 딘 사라 위팅(Dean Sarah Whiting)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단게 겐조는 일본 건축의 현대화를 연 인물입니다. 그의 컬렉션은 단순히 건축에 대한 기록만이 아니라 그가 건축을 통해 만든 도약과 한계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가 남긴 자료를 통해 20세기 중후반의 일본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이 아카이브는 그가 세계적으로 진행한 건축 프로젝트의 2만 개 도면과 5개 건축모형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쇄 자료와 스크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원본 문서는 단게 겐조만의 표현 방법과 건축 기술에 대한 실질적인 사항을 담고 있어 그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돕고, 기본 철학을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아카이브는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의 학생과 교수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교육 자산이자 영감의 원천입니다.”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의 특별 컬렉션 기록 보관 담당자이자 레퍼런스 사서인 이네스 잘듀엔도(Ines Zalduendo)는 2013년에 첫 기증물이 도착한 이래 2만 개의 도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보관되고 있는지 설명해줍니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일본인 학생을 포함한 6명의 학생으로 이루어진 팀과 협력해 각 항목에 대한 기록을 영어와 일본어로 작성합니다. 그 이후 와이즈먼 보존 센터(Weissman Preservation Center)에서 도면을 스캔하는데 먼저, 오래된 문서가 빛에 노출되기 때문에 먼저 종이의 상태부터 고려해야 합니다. 제거할 수 없는 얼룩이 있나? 종이가 구겨지거나 찢어진 경우에는 복원을 먼저 진행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 상태 그대로 보존해야 하나? 각 항목의 상태를 철저히 고려한 이후 작업을 진행합니다. 보통 이 작업은 항목마다 약 4시간 정도 걸리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며칠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모형 보존 단계는 도면과 비슷하지만 기록 보관 담당자가 어떤 종류의 재료로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가장 좋은 보존 방법을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최종 검사를 마칠 때까지 약 1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교하고 세심한 과정을 통해 전문가들의 손을 거친 자료는 대부분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며, 디지털 자료는 온라인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학생은 물론 다른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교수와 연구원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수업 중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덕분에 단게 겐조는 이 아카이브를 통해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네스 잘듀엔도는 보존 작업을 마친 이 컬렉션이 “대부분의 실제 건축물보다 더 오래, 심지어는 세대를 거쳐 남아 있을 수 있다” 고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건축물이라고 부르는 건축 환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화하는 걸 피할 수 없으며 이러한 건축물을 보존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입니다.단게 겐조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를 대신해 아들인 폴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건축물이 특별한 대우를 받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건물은 살아있는 것이고, 일단 그 기능이 멈추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건축은 조각이 아니며, 건축물에서 사는 사람들로부터 그 아름다움이 비롯된다’ 라고 말하셨죠. 아버지는 디자인을 하드웨어처럼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대신 도시의 이상적인 버전을 상상하며 맥락에 맞는 건축을 추구하는 자칭 도시 계획 전문가 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전통적이면서 혁신적인 요소를 통합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셨죠. 사람들을 위한 건축가가 되려고 특별히 노력하진 않았지만 대신 ‘건축가로서 오늘 날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란 질문에 끊임없이 고민하셨던 겁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야 말로 단게 겐조가 건축가로서 현대 건축사에 기여한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Photography by 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

단게 겐조와 관련된 자료는 현재 하버드 대학교에서 보존하고 있습니다. 와이즈먼 보존 센터가 수집품의 보관은 물론 유지 보수 등의 작업을 맡고 있습니다. 요요기 국립 경기장의 일부 도면은 보존에만 시트당 12시간 이상의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섬세하게 진행되었으며, 모든 서류는 핀셋을 사용해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집니다. 단게 겐조의 아카이브는 하버드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hollisarchives.lib.harvard.edu/repositories/7/resources/201)

유니클로는 차세대 인력 양성을 위해 2005년부터 하버드 대학교 경영 대학원이나 디자인 대학원에 입학하는 일본에서 온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매년 각 대학원에서 한 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https://www.uniqlo.com/jp/ja/contents/sustainability/youth/harvard/index.html)

Kenzo Tange | 단게 겐조
Urbanist, Architect
1913년 오사카에서 출생. 1938년 현 도쿄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마에카와 구니오 건축 디자인 사무소 (Architectural Design Office of Kunio Maekawa) 에서 일을 하다 도쿄대학교의 대학원에 진학해 도시계획을 공부 했습니다. 1961년, 도쿄에 단게 겐조 도시건축설계연구소 (URTEC, Kenzo Tange & Urtec Urbanists & Architects)를 설립하고 1966년, 미국 건축가 협회 (AIA,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로부터 금메달을, 1980년에는 문화훈장(Order of Culture), 1987년에는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 그리고 1996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Legion of Honor)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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