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e of Objects

Photography by Gui Martinez Translation by Makoto Saeki

라이트 플란넬 와이드 피트 체크 셔츠
코듀로이 레귤러 피트 스트레이트 팬츠 (Uniqlo U)

Mike Abelson | 마이크 애블슨
Product Designer
197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마이크는 로스앤젤레스 아트센터 디자인 칼리지(Art Center College of Design in Los Angeles)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1997년에 뉴욕으로 이사하였고, 2000년 브루클린에서 유리 애블슨(Yuri Abelson)과 함께 ‘포스탈코(Postalco)’를 설립했습니다. 2001년에는 도쿄로 거처를 옮겨 일본 수공예기술을 접목한 스테이셔너리 제품, 가죽제품 등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산호입니다

마이크 애블슨이 생각하는 우리의 미래

저에 관해 조금 특이한 얘기를 해드릴까요? 저는 사슴뼈를 넣어 둔 상자 하나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요. 가능하면 좀더 미니멀하게 저에게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진 다 줄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사슴 뼈’ 라는 라벨을 붙인 상자에 그것을 넣고 스튜디오에 보관해 두는 방식이 왠지 모르게 저는 정말 좋습니다.

미니멀리스트

저는 소크라테스가 작은 컵 같은 소지품을 넣은 작은 가방 하나만 들고 여행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물을 마시기 위해 강가로 다가갔습니다. 그 곳에서 그는 한 소년이 손을 컵 모양으로 오므린 채 강에서 물을 떠 마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즉시 자신의 컵을 버렸다고 합니다. 이 일화를 저는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우리는 겉치레나 도구가 없는 맨몸으로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 우리는 갖고 있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끝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지니고 있어야 비로소 신체의 힘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가 우리의 다리를 대신하고, 모자가 머리카락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전화가 있어야 목소리를 좀 더 멀리까지 내보낼 수 있고, 집은 우리의 피부를 보호해 줍니다.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많은 사물의 영향권으로 둘러쌉니다. 소크라테스와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물건을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수영

저는 수영이야 말로 가장 미니멀한 스포츠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수영복 한 벌만 있으면 되었죠. 하지만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수영장도 필요하다는 사실을요.

친구들

펜은 종이가 있어야 구실을 합니다. 전화는 전기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물건들은 마치 서로 말이 통하기 때문에 대화가 점점 더 활발해지는 친구들과도 같습니다.

요거트

저는 요거트를 좋아합니다. 요거트에는 좋은 박테리아가 들어있다고 하죠. 요거트를 먹고 난 뒤, 제 몸과 요거트 안의 박테리아가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박테리아는 소화와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 속에는 수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있습니다. 모든 미생물들의 DNA가 모여 하나의 DNA 그 이상이 됩니다. 공동체가 되는 셈이죠. 그러므로 저의 몸 안에는 하나의 집단이 있습니다. 바깥은 저의 몸을 완성하는 창조된 사물들의 영향권이죠. 저는 이와 같이 함께 작동하는 요소들의 집합체입니다.

빵집

동네 빵집에 가면 건포도 빵, 치즈 빵, 달걀 샐러드 샌드위치 등이 담긴 쟁반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 빵집에서는 다른 물건도 판매합니다. 뒤집개, 노끈, 가정용 페인트, 양동이를 판매하고 열쇠도 만듭니다. 제빵사가 빵에 이런 것들을 넣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열쇠 빵, 노끈 빵, 페인트 빵. 빵은 속에 든 걸 숨기는 그릇과 같습니다. 그렇게 빵과 도구 사이의 경계가 사라집니다.

산호

산호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산호초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수면에서 보이는 산호초로, 작은 산호들의 시체가 축적된 것입니다. 산호의 안과 주변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산호와 공생하며 다채로운 세계를 만듭니다. 우리는 산호와 같습니다. 우리 주변의 것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완전해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초유기체

우리는 개인이 아닌,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 요소로 이루어진 초유기체입니다. 이 들의 상호작용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합니다. 미니멀리스트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미래는 우리의 완전한 자아, 즉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과 우리 내면의 요소를 들여다보는 일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라는 초유기물, 저는 우리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인지에 대해 시야를 넓혀 그것을 알게 된 다음 무엇을 선택할지를 결정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단지 하나의 물건을 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들의 존재를 완성시켜주는 사물들의 공동체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도쿄역 근처의 포스탈코 숍(P113). 마이크는 호텔 클라스카(Hotel Claska)의 701호와 702호 객실을 디자인했지만, 아쉽게도 2020년 12월부터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그의 가족들 역시 직접 고른 옷을 입고 이번 촬영에 참여했습니다.
postalc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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